먼지만 쌓여 있던 30년 지난 극비 외교문서들이 일반에 공개됐습니다.
지난 1985년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전두환 정권이 미국에 지지 요청을 했지만 거절당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정성기 기자입니다.
【 기자 】
정부가 25만 쪽에 달하는 기밀 외교문서를 공개했습니다.
문서 중 상당수는 지난 1985년 4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작성됐습니다.
4월 12일 전 전 대통령은 워커 당시 주한 미 대사에게 한국의 정치 안정을 위해 '대통령 간선제'와 '7년 단임제'를 골자로 하는 5공화국 헌법을 지켜야 한다며 레이건 대통령의 지지를 당부합니다.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4월 25일에도 한국 정부는 '호헌', 즉 헌법 수호 지지 의사를 표명해 달라고 집요하게 부탁합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한국의 정치에 개입한다는 우려를 줄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합니다.
앞서 1985년 2월 총선에서 야당인 신민당이 돌풍을 일으키며 대통령 직선제 도입에 대한 요구가 커지자, 다급해진 정부가 미국의 도움을 요청했다가 퇴짜를 맞은 겁니다.
결국, 2년 뒤, 정부는 현행 헌법을 유지하는 4·13 호헌 조치를 밀어붙였지만, 거센 반발에 부딪혀 '6·29 선언'을 통해 직선제 개헌으로 이어졌습니다.
MBN뉴스 정성기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
영상편집 :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