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광주서 낙선자 만찬 "선거에 도움 주려 했는데…미안하게 생각"
↑ 문재인/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7일 4·13 총선에서의 광주 전패 등 호남 참패에 대해 "선거결과에 도움을 주려 했는데 오히려 피해가 된 것 같다.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전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 36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오후 광주 시내 한 음식점에서 광주·전남 지역 낙선자들과 한 만찬 자리에서 "오늘 모인 분들에게 죄송하다"며 여러번 미안함을 표현하며 "호남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더 낮은 자세로 호남 민심을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습니다.
또한 호남 선거 결과에 대해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 각별히 신경을 쓰겠다"며 "앞으로 시간이 있는 만큼, 민심을 더 챙기고 잘 준비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참석자는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바닥민심을 가감없이 전하는 자리였고, 문 전 대표는 낮은 자세로 경청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문 전 대표의 광주행은 4·13 총선 후 처음으로, 문 전 대표는 전날 소록도를 깜짝 방문해 1박한 뒤 이날 광주로 넘어왔습니다. 만찬에는 광주 낙선자 5명(송갑석 양향자 이병훈 정준호 최진 전 후보)과 전남 낙선자 2명(신정훈 의원, 서삼석 전 후보)이 참석했다. 옆방에는 부산 경남 낙선자들도 자리를 잡으면서 문 전 대표는 두 방을 오갔습니다.
만찬에서는 소록도 및 광주 방문 등을 거론, "일회성, 이벤트성 방문은 안된다. 단순방문이 아니라 봉사활동도 해야 하지 않느냐", "한템포씩 늦은 감이 있다", "호남을 챙기는 것을 넘어 호남의 대변자가 되어라", "(반문감정은) 논리의 문제가 아니다. 감성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등의 조언과 주문이 터져나왔다고 합니다.
문 전 대표는 낙선 인사들에게 "나도 원외이지 않느냐. 자유롭고도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호남 민심을 적극 대변해달라는 요청에 "십분 노력하겠다"고 했고, "왜곡이 없도록 호남 민심 청취의 통로를 다양화하시라"는 지적에도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습니다.
그는 "호남 민심을 제대로 잘 (끌어)안고 싶다"며 소록도 방문을 거론, "굉장히 인상적이었으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지금은 당과 관계없이 자유로운 행보를 하고 있으니 어디가서 봉사하는 것도 의미 있겠더라. 그런 부분도 고민해보겠다"고도 언급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습니다.
참석자들에게 "앞으로 호남과 함께 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방법이 있으면 언제든 얘기해달라"고도 했다고 합니다.
이 자리에서는 자연스럽게 차기 당권도 화제에 올랐다. 광주 전패로 출마자들 전원이 원내 입성에 실패하면서 국민의당과의 텃밭내 경쟁 및 호남 민심 회복 차원에서 "호남을 잘 대변할 사람이 대표가 돼야 한다"는 '호남 대표론'이 제기된 것입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당권은 내가 개입하거나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단 선을 그으면서도 "호남과 인연이 있거나 연관된 분들이 계시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호남 출신으로 치면 정세균 송영길 의원이 있고 추미애 의원 같은 경우 호남은 아니어도 친호남적 정서를 갖고 있지 않느냐"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습니다. 이 가운데 정 의원은 국회의장 출마 쪽으로 굳힌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참석자는 "특정 후보를 챙겨주는 차원이 아니었고 이런이런 분들도 계시니 잘 되지 않겠냐고 예시를 들은 차원으로 이해했다"고 말했습니다.
양향자 전 후보는 만찬 후 기자들과 만나 "광주에 현역의원이 없어 당이 안 보일 수 있으니 더민주가 광주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이를 보여줬으면
문 전 대표는 이날 5·18 전야제에 참석했으며 18일에는 공식 행사에 참석합니다. '5·18 광주민주항쟁 대행진'과 전야제 모두 당 인사들과는 거리를 둔 채 따로 움직였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