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5·18 기념식 참석자 대부분 자체 제창
↑ 임을 위한 행진곡/사진=연합뉴스 |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허로 정부와 야권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제3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거행됐습니다.
이날 화창한 날씨 속에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현역 의원들과 당선인들이 대부분 참석한 것을 비롯해 정·관계 주요 인사가 대거 자리했습니다.
가장 앞줄에 앉은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와 둘째 줄의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가 웃으며 서로 인사하는 등 두 야당은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그러나 전날 새누리당 전국위원회 개최 무산으로 비상대책위원장 추인이 좌절된 정진석 원내대표는 유족으로 보이는 참석자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이자 최근 논란의 중심인 마지막 순서 '님을 위한 행진곡' 합창에서는 대부분 참석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태극기를 흔들며 함께 노래를 불렀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각각 일어서서 오른팔로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를 제창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태극기를 든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제창에 동참했습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과 정의화 국회의장과 이석현 국회부의장,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등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태극기를 왼손에 들고 오른손 주먹을 흔들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러나 황교안 총리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은 일어서서 가만히 무대 위를 바라볼 뿐 태극기를 흔들거나 노래를 따라 부르진 않았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허 방침에 대한 야권 인사의 항의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는 행사 시작 전 유족들을 만나 "오늘은 당당하게 부르고요, 다음에 저희가 지정곡으로 하겠습니다"라고 했고, 안철수 대표도 입장하면서 "님을 위한 행진곡은 사회통합을 위해 제창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는 자리에 앉아 "임을 위한 행진곡 지정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침묵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행사가 끝나자 "말이 안 되는 행사잖아요 이게 무슨 광주민주화운동 행사에요"라며 외쳤습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행사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승춘 보훈처장을 '보안처장'으로 잘못 말했다가 곧바로 정정했고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분자'라는 표현도 곧바로 '사람'으로 고치기도 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승춘 보훈처장은 5·18 유족의 반발 속에 결국 자리에 앉지 못하고 떠나야 했습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기념식이 끝난 후 "5·18 민주화운동이 그야말로 화해와 용서, 국민화합, 국민통합의 정신으로 승화되길 진심으로 빌고 간다"며 민주묘지에 있는 '님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인 윤상원·박기순 열사의 합동묘 앞에 무릎 꿇고 비석을 어루만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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