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새판짜기’ 발언이 정치권을 뒤흔드는 가운데 정의화 국회의장이 오는 26일 씽크탱크 ‘새 한국의 비전’을 출범시킬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손 전 고문과 정 의장 모두 ‘중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의 ‘연대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현실화될 경우 여야를 망라한 매머드급 정계개편으로 연결될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오는 26일 씽크탱크인‘새 한국의 비전’을 창립할 예정이다. 정두언·정병국·조해진·길정우 의원, 박세일 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 여당 인사 뿐 아니라 박광태 전 광주시장·정대철 국민의당 고문·진영 더민주 의원,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야권인사들까지 망라돼 있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의 후원회장인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가 참여 의사를 밝혀 주목된다. 이와 관련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은 “국민의당과 먼저 (연대를)상정하는 것이 아니라 중도보수, 개혁적 보수세력을 묶은 뒤 그 다음 단계로 수평적 연대와 협력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난 19일 유승민 무소속 의원과 15분간 독대한 것을 두고도 ‘새 한국의 비전’창립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유 의원은 아직까지 공식 합류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가세할 경우 중도 성향 표심에 파괴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도 정 의장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종걸 전 더민주 원내대표는 22일 “(정 의장 신당에 대해)광주에서도 상당히 큰 호응이 있는 것 같다”며 “1년 동안 쌓은, 의장으로서의 균형적인 활동을 통해 야당 의원 및 당원들에게 아주 깊은 인상을 줬다”고 말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정치권 새판 짜기’를 외친 뒤 일본에 간 손학규 전 고문은 22일 귀국 후 기자들과 만나 “새 그릇 만들기 위한 정치권의 각성과 헌신이 필요하며, 진정한 노력을 담아낼 그러한 새판이 짜여져야 한다”면서 “제가 정치를 떠나있지만 국민의 요구를 대변한다고 생각해서 그런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앞서 손 전 고문은 일본 게이오대 강연에서도 ‘새판짜기’의 필요성을 강조했했으며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 간 나오토 전 총리 등을 만나 ‘북핵 제재와 대화 병행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본격 정치활동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에 대해 더민주와 국민의당 모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일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손 전 고문은) 능력 있는 우리 당의 소중한 인재로 저라도 나서서 복귀를 도와주고 싶다”고 했고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더민주 대선후보는 문재인 전 대표로 사실상 정해졌다”면서“(손 전 고문이) 국민의당으로 오는 것이 제일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새누리당 비박계인 김성태 의원도
[박승철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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