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여권의 주류인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가 정진석 원내대표를 향한 노골적인 견제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우리가 밀었다"고 주장한 정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장 인선에서 친박계의 기피 인물인 김용태 김세연 의원, 이혜훈 당선인 등을 중용하면서 벌어져 온 틈이 주말을 거치며 점차 대립 국면으로 치닫는 양상입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정 원내대표에 대한 극단적인 비판까지는 자제하면서 타협의 여지를 찾았다면, 이제부터는 정 원내대표와 일전을 치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내부적으로는 정 원내대표를 더는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는 게 친박계 인사들의 전언입니다.
한 친박계 의원은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 원내대표가 비대위 인선안을 제대로 고치지 않는 이상 앞으로 상당히 험난한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잘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친박계 관계자는 정 원내대표가 전날 일부 기자들과 만나 "친박에 빚진 게 없다. 오히려 그쪽에서 내게 빚이 있다"고 말한 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이 관계자는 "정 원내대표의 그런 발언은 당내 화합을 저해하는 것으로 수습을 해야 할 지도부로서 매우 적절치 않다"면서 "정 원내대표는 친박계에 네 번이나 빚을 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공주에서 떨어진 정 원내대표에게 중구에 출마하도록 기회를 줬고, 충남지사 경선 때에도 홍문표와 이명수 의원을 우리가 정리해줬으며, 총선에서 공주 출마를 검토하던 박종준 후보를 세종으로 출마하도록 해 정 원내대표의 지역구 출마 길을 열어줬고,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도와줬다"고 주장했습니다.
친박계는 정 원내대표에 대해 비대위원장 겸직을 포기하고 비대위원 인선에도 계파를 철저히 안배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우택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 원내대표가 혁신형 비대위원장 겸직은 그만둬야 한다"면서 "비대위원장을 겸하면 기존 비대위원 구성을 다시 손질해야 하는데 그럼 계파 간 싸움이 다시 일어날 부담이 생긴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정 원내대표에 대한 친박계의 감정이 악화한 것은 계파 구성원들의 공통점이지만, 앞으로 비대위 인선 사태를 풀어갈 해법에 대해서는 친박 내부에서도 엇갈린 견해가 나옵니다.
특히 친박계 일각에서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의견이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어 주목됩니다.
정갑윤 국회부의장과 이주영 원유철 홍문종 의원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조기 전대를 통해 공식 당 대표를 최대한 빨리 선출하고, 새 지도부에서 혁신안을 만들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 부의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시점에서는 혁신형 비대위로 당의 위기를 풀어가기는 어렵고, 모든 초점을 전대 쪽으로 돌리고 거기서 추슬러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고(故) 김재순 전 국회의장 영결식에 참석한 후 티 타임을 가진 정 부의장과 박관용·박희태·강창희 전 국회의장, 신경식 헌정회장 등 원로들은 정 원내대표에게 "빨리 전대를 열어 새로 선출된 차기 당 대표가 당 혁신 작업을 책임지는 게 낫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주영 의원도 통화에서 "조기 전대도 좋은 방안"이라면서 "전당대회를 치르고 새롭게 출범하는 집행부가 당의 위기를 타개할 혁신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원유철 전 원내대표도 MBC '이슈를 말한다'에 출연해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지도체제 공백을 빨리 메우고, 차라리 새로운 지도체제를 통해 당의 혁신을 가져가는 것이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친박 일부의 조기 전대론에 대
당내 일각에서는 친박의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최 의원은 전대를 최대한 늦추는 방안을 선호하는 반면, 다른 후보인 이주영 의원은 최 의원을 의식해 조기 전대를 주장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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