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4번째 실패…체면 구긴 김정은
↑ 사진=연합뉴스 |
북한이 31일 괌까지 도달할 수 있는 무수단(BM-25)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또 발사했으나 실패함에 따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거듭 체면을 구겼습니다.
이번 발사 시도는 유엔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국제사회의 더욱 강화되는 대북제재와 잇단 남북 군사당국회담 제의에 대한 거부 등에 반발해 감행한 것으로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김정은 위원장의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 지시 이행 차원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무수단 미사일이 이동식 발사대를 벗어나 실패했는지는 아직 정확한 분석이 이뤄지지 않아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지난 4월 세 차례 실패한 상황과 유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에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 1발이 공중 폭발한 데 이어 이어 같은 달 28일 오전에 쏜 무수단 미사일은 해안가에 추락했고, 오후에 쏜 무수단 미사일 1발은 또 공중에서 폭발했습니다. 세 차례 모두 이동식 발사대를 벗어나기는 했지만, 공중에서 비행자세를 잡지 못했습니다.
북한이 한차례의 시험발사도 하지 않고 2007년 실전 배치한 무수단 미사일이 네 차례나 발사에 실패하면서 이 미사일 엔진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각에서는 네 차례 발사 실패는 무기로서 신뢰성을 잃은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엔진에는 연료통으로 연결되는 여러 노즐이 있는데 이 중 하나에서 결함이 발생해 연료나 산화제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무수단 미사일은 '다이메틸 하이드라진(UDMH)'이라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데 이 연료는 추진력을 높여주도록 질산을 산화제로 사용합니다. 엔진 노즐에서 문제가 생겨 연료나 산화제가 유출됐다면 점화된 분사구 불꽃과 만나 순식간에 연료통을 폭발시킬 수 있습니다.
이 연료는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어서 한번 주입하면 1주일가량은 발사대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미사일 1발에 30분이면 연료를 모두 주입할 수 있습니다.
옛소련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인 R-27(SS-N-6)을 모방해 개발한 무수단 미사일은 탄두 중량이 650㎏으로 소형화된 핵탄두를 비롯한 고폭탄, 화학탄 등을 장착할 수 있습니다. 현재 50여 기가 실전 배치돼 있으며 이 미사일을 차량에서 발사할 수 있는 이동식 발사 차량(TEL)도 30여 대에 이릅니다.
미국이 첩보 위성을 통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에서 식별했다고 해서 '무수단'으로 명명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태평양 괌의 미군기지까지 사정권에 넣고 있습니다. 유사시 한반도로 출동하는 미군 증원전력을 저지하는 목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큰 전략무기로 꼽힙니다.
지난달 세 차례 발사 실패 이후 무수단 미사일 운용 부대의 책임자인 김략겸 전략군사령관이 문책당했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그는 지난 9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차 전원회의를 통해 발표한 핵심인사 인선 내용을 보면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서 배제됐기 때문입니다.
어찌 됐건 네 차례의 발사 실패는 사거리 3천㎞에 달하는 무수단 미사일을 쏘아 올려 '핵탄두 운반체계 완성'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려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구상은 당분간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김 위원장이 또 미사일 도발 카드를 꺼내 든 것은 국제사회의 강화된 대북제재에 굴복하지 않고 '내 갈 길을 가겠다'는 고집을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실행되는 상황에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또 다른 제재가 가해질 것을 충분히 예상한 북한이 거듭 미사일 도발을 시도한 것 자체가 국제사회의 단합된 의지를 무시한 처사로 보입니다.
여기에다 태평양 괌기지까지 위협할 수 있는 무수단 미사일 카드로 한반도 정세를 일사 경색시킨 다음 북-미 평화협정 체
군의 한 관계자는 "지난 3월 김정은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지시한 것에 따라 계속해서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면서 "이번 네 차례 실패 후에도 보완해서 또 발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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