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과 함께 제3국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 주재 북한 외교관이 선전을 담당하고 있는 태용호(Thae Yong Ho)라고 영국 BBC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태용호가 2014년 영국에서 강연하는 모습. |
이날 영국 BBC방송은 지난 10년 간 영국에서 근무했던 태 공사가 아내 등 가족과 함께 북한 대사관이 있는 런던 서부에서 몇 주 전에 자취를 감췄다고 보도했다.
BBC는 태 공사가 지난 10년간 영국인들에게 북한의 이미지를 홍보하는 업무를 맡아 ‘김정은 위원장의 통치가 외부로부터 오해를 받아 잘못 보도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BBC는 태 공사를 ‘deputy to the ambassador’ 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지난해 통일부가 발간한 ‘북한 주요기관·단체 인명록’에는 그의 직함이 대사관 2인자인 ‘공사’보다 한 직급 아래인 ‘참사관’으로 표기돼 있다.
BBC는 태 공사가 과거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했던 강연에서 “영국인들은 지배층에게 세뇌됐다”고 주장해 비웃음을 받자 “만약 영국이나 미국에 있는 사람들이 (북한에) 자유로운 교육과 주거, 의료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북한을 다시 알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BBC는 그가 최근 대외적으로 북한을 변호해야 하는 업무에서 마음이 떠나 망명을 신청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BBC는 태 공사의 자녀들은 북한대사관 인근 공립학교를 다녔고 이들 중 한 명은 지역 내 테니스클럽에서 활동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지인 ‘가디언’은 태 공사의 막내아들과 같은 반 친구인 루이스 프리어(19)를 인용해 이들 가족이 지난달 중순쯤 망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태 공사의 막내아들은 과거 주재국이었던 덴마크에서 태어났다가 북한으로 돌아간 후 4년 전 영국으로 왔고 이공계 분야 명문대학인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보당국은 17일 태 공사의 망명 여부를 포함한 일체의 질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태 공사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제가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정 대변인은 “(해외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외부 상황들을 많이 알 수 있는 여건은 충분히 된다”면서도 “북한의 통제체제가 외부 공관에도 적용이 되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태 공사는 북한 외무성 내 서유럽 지역 관련 최고 전문가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01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한과 유럽연합(EU)의 인권대화에서 북한 대표단장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
[김성훈 기자 /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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