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이른바 ‘빅2’의 대권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 연초부터 지지율 1, 2위를 놓치지 않은 두 대권주자의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각에서 나오는 ‘여야 50대 기수론’이 내년 대선구도에 영향을 줄 중요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18일 ‘원내대표 공동 미국 순방’을 마치고 오전 취재진과 만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정진석 원내대표가 반 사무총장에게 대선 출마를 권유하니까 안 하겠다고 안하더라”며 “일단은 빨리 들어오시겠다고 하고 또 와서 국민과 접촉을 세게 하겠다는 취지로 얘기했기 때문에 저는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반 총장의 대권 출마 관측에 대해 “1월 귀국한다는 소식은 지난 방한 때도 나왔던 소식으로 지금부터 내년 일을 고민하는 듯한 인상은 받지 못했다”라며 “임기를 마칠 때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사무총장 역할에 몰입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반 총장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장실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를 만나 내년 1월 중순에 귀국할 것을 밝힌데 대해 미묘한 해석차를 드러낸 것이다.
반 총장은 이 회동에서 정 원내대표를 통해 김 종필 전 국무총리의 “결심한대로 이를 악물고 하라”는 메시지를 전해들었다. 이에 이번 면담이 반 총장에겐 대권 행보의 속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정 원내대표의 ‘국민들께 귀국보고를 하는 기회는 어떤가’라는 제안에는 ‘그런 기회가 있으면 영광’이라고 하더라”라며 “개인적으로는 국회 연설을 바라는 의미로 해석되고 하루라도 빨리 귀국해서 활동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에 맞서 문재인 전 대표는 싱크탱크 구성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싱크탱크가 출범하면 대선행보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 측 김경수 더민주 의원은 이날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싱크탱크의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출범 시기와 참여하는 인물들인데 어느 정도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며 “다만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아 일부라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에 앞서 지난 16일 공식입장을 통해 문 전 대표가 연휴 중 경남 양산 자택에 머물면서 독서와 등산, 원로 방문 인사 등 일정을 소화하고 있으며, 연휴 후에는 민생현장 방문과 함께 각계 전문가들을 만나 미래 비전에 대한 토론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지난 7월부터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외교·안보 분야, 정부기술 분야 등 이슈별로 교수그룹을 포함한 전문가들을 초청, 스터디 모임을 통해 정책을 공부해왔다.
반 총장의 대권 행보가 가시화하면서 야권 내에선 견제 분위기마저 형성되고 있다. 이날 이재명 시장은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반기문, 대한민국 레벨 낮아 언론이 계도해야? 결국 포장만 달리한 국민개돼지론’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 시장은 “반 총장이 우리나라는 레벨이 낮고 레벨을 올리려면 언론 계도가 중요하다고 했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언론에 계도 받아야할 레벨 낮은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반 총장이나 주류 악성언론의 레벨이 낮아 계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 반 총장이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세계 속 한국은 레벨이 훨씬 더 낮다. 그런 면에서 언론의 역할, 국민을 계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반기문-문재인’ 양강 구도를 깰 수 있는 변수로 50대 기수론이 주목받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잠룡’들로 언급되는 유승민(58) 의원, 남경필(51) 경기지사, 원희룡(52) 제주지사 등이 모두 50대이기 때문이다.
야권에선 더민주 김부겸(58) 의원과 안희정(51) 충남지사, 이재명(52) 성남시장 등이 50대 대선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일찌감치 총선 전부터 대선주자로 행보를 보여온 여권의 오세훈(55) 전 서울시장과 야권의 안철수(54) 국민의당 전 대표 역시 50대다.
여야 잠룡들은 이미 대권을 의식한 듯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남 지사가 들고나온 모병제에 대해 유 의원이 비판을 가하며 각을 세우는 등 여권에선 50대 주자들 간의 경쟁에 불이 붙기 시작한 모양새다. 더민주에선 김 의원과 안 지사, 이 시장 등이 대권에 대한 의지를 밝히면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여야의 후발주자인 50대 잠룡들은 판을 뒤흔들기 위해 참신하고 젊은 정
[우제윤 기자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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