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활동의 꽃이라 불릴 수 있는 ‘국정감사’ 시즌이 돌아왔다. 26일부터 20일간의 일정으로 열릴 20대 첫 국정감사를 맞아 국회의원, 보좌진, 그리고 피감기관 소속 직원들은 휴일은 잊은 채 국감 준비에 전력을 쏟고 있다. 국감 스타 탄생을 바라는 각 의원실과 집중포화를 피하려는 피감기관간의 신경전이 펼쳐지고 밤낮없이 돌아가는 국감준비에 국회내 약국의 에너지 드링크가 동나는 등 국감을 앞둔 국회 곳곳의 천태만상을 들여다 봤다.
국회는 국감을 한달여 앞둔 지난 9월 초부터 국정감사 준비에 돌입했다. 각 의원실은 이때부터 담당 상임위별로 소관 부처와 기관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스터디를 진행했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 위한 질의서 작성을 시작했다. 국감 시즌 가장 자주 일어나는 일이 자료를 요청하는 국회와 자료를 내놓지 않기 위해 버티는 기관간의 기싸움이다. 국회 11년차의 한 보좌진은 “다른 곳에 버젓이 나와있는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자료를 내놓지 않으려는 기관과 2~3주씩 승강이를 하다보면 진이 다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기관 담당자 역시 할말은 많다. 금융관련기관의 한 국회담당자는 “자료 요청이 한군데서만 오는게 아니라 수십군데서 한꺼번에 들어오기 때문에 자료요청을 전달하는데만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자료요구와 동시에 보좌진이 짊어지는 부담은 감사해야할 ‘피감기관의 수’다. 새누리당 소속 C 비서는 “피감기관이 여러 곳이다 보니 질의를 위한 아이템을 최소로 찾는다고 해도 피감기관 수대로 마련해야할 아이템 숫자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C비서는 “보통 방향을 정하고 피감기관으로부터 자료를 받는데, 막상 자료를 보면 방향이 엇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경우를 반복하면 업무 속도가 진척이 없다”고 밝혔다.
국감을 앞두고 야근과 밤샘은 ‘필수코스’가 됐다. 국민의당 소속 A비서관은 “낮에는 자료 때문에 피감기관이랑 싸우고, 국감 준비할 시간은 밤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B 비서관은 “밤은 기본적으로 샌다. 정부부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라고 무심히 말했다. 이렇다 보니 밤을 새는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새누리당 소속 한 비서관은 “각 의원실마다 간이침대를 들여놓기도 한다”며 “잠옷과 여벌의 옷을 가져다놓고 생활하는 보좌진도 부지기수다”고 설명했다.
국감 준비의 피로도와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위한 준비도 철저하다. 국회 내 약국에선 국감기간에 맞춰 에너지 드링크 및 각성제의 판매량이 급증한다. 첫 국감을 앞둔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압박감을 이겨내기 위해 청심환을 미리 준비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새누리
[추동훈 기자 /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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