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가 현 정권의 ‘비선 실세’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서울 주요 대학 총학생회가 연이어 시국선언을 하고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전국 주요 20개 대학 총학생회는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공동 명의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번 시국선언에는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 동국대, 성신여대, 부산대, 전남대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시국선언이란 정치 또는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있거나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때 교수 등 지식인이나 종교계 인사 등이 한날 한시에 정해진 장소에 모여 현안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것을 말한다.
안드레 동국대 총학생회장은 이날 “아직 제안단계지만 모임에 참가하고 있는 대학들의 학생회장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각 대학에서 이어지고 있는 시국선언들을 한 번에 묶어낼 수 있는 내용을 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교수 20여명은 이날 오전 박 대통령에게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 총사퇴’를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여기엔 대통령 탄핵이 마땅하지만 해결해야할 국가적 현안이 산더미같은 상황에서 비현실적인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박 대통령이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을 모두 사퇴시키고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26일에는 최씨의 딸 정유라 씨의 특혜 입학의혹이 제기된 이화여대와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학생들이 시국선언의 첫 타자로 나섰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이날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고 최순실에게 국정을 넘긴 대통령은 국기문란 사태와 앞으로 밝혀질 진상에 책임지고, 국민이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서강대 학생들도 ‘최순실 게이트 해결을 바라는 서강인 일동’ 명의로 선언문을 내고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드러난 적나라한 박근혜 선배님의 비참한 현실에 모든 국민과 서강인은 충격을 금할 길이 없었다”며 “선배님께서는 더는 서강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고 밝혔다.
경희대 총학생회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를, 그 자신이 헌법기관인 대통령이 정면으로 위배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국대 총학은 시국선언문에서 “박근혜 정부의 검찰이 조사를 제대로 할 리가 없으며 정부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능력도 없다”면서 즉각적인 사퇴를 주장했다.
동덕여대 총학은 “박 대통령의 ‘순수한 마음’ 때문에 대한민국은 최순실이라는 한 개인의 손에 놀아났다”고 비판했고, 경희대 총학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박근혜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 총학생회는 27일 각각 시국선언문을 낭독을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28일에는 한국외대와 홍익대가 시국선언 행렬에 동참한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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