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최순실 씨의 국정운영 개입 의혹과 관련해 종교적인 문제가 얽혀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미르재단은 미륵과 연결된다고 한다. 최씨 선친인 최태민 목사가 스스로 미륵이라고 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사교에 씌어서 이런 일을 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말한 ‘사교’란 최씨의 아버지 최태민 씨가 1970년대 불교와 기독교, 천도교를 종합해 만들어 교주를 지낸 ‘영생교’를 지칭한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도 이날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서 “최씨는 박 대통령의 의상을 선택하는데 주술적 고려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그런 게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대한민국 국정 시스템이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27일 ‘최순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해 “어제 검색어를 보면 영생교 얘기가 실시간 1위로 올라가기도 했는데, 여러 가지로 봤을 때 종교적인 것도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조심스럽게 해본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지난 1994년 ‘은둔 시절’의 박 대통령을 인터뷰한 일을 회고하면서 “제가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를 질문을 한 적이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최태민 목사는 청와대 시절부터 알았던 분이다. 그리고 저의 사회활동에 큰 도움을 받았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뷰 내용으로 봐서는 그 당시에도 최태민 목사에 대한 마음의 의존이 컸다는 걸 느낄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박 전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정계 입문한 이후인 2002년 다시 인터뷰 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그 당시 정윤회 비서실장이 옆에서 박근혜 의원의 워딩을 굉장히 꼼꼼하게 챙기고 의논하는 것을 옆에서 봤다”며 “그런 거로 봐서는 최태민 목사와 그 딸 최순실, 그리고 또 남편 정윤회라는 분들에 대한 의지가 상당히 강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1974년 육영수 여사 서거 이후 상심에 빠진 박 대통령에게 최씨의 선친인 최태민 목사가 위로 편지를 보내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최태민 목사는 당시 박 대통령에게 “나는 아시아의 지도자가 될 너를 위해 자리를 비켜준 것이다. 더는 슬퍼하지 마라”고 육 여사가 자신의 꿈에 나와 말해줬다는 편지를 썼다고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1976년 최태민이 여러 단체를 통합해 만든 ‘새마음봉사단’의 총재를 지냈고, 당시 최순실은
영생교는 사람은 원래 신이었고 현재의 사람이 원래의 신체로 돌아가 신이 되면 ‘불사’의 영생체가 된다고 주장한다. 또 사람이 하느님이 되어야만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고,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교리를 가지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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