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정진석 퇴장에 여야 원내대표 회동 파행

‘최순실 게이트’로 꼬인 정국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정세균 국회의장,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지난 달 31일 회동을 진행했지만 의견 차이로 10여분 만에 결렬됐다. 이날 회동은 모두발언없이 비공개 논의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정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자청해 야당을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도 못했다.
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야당이 제안한 거국중립내각안을 대통령께 건의드렸다. 그런데 그 이후 ‘일고의 가치가 없다’, ‘꼼수다’라는 야당의 즉각적인 반응을 보고 참으로 놀랐다”며 “야당도 국가적 위기를 수습하는데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 어떻게 국가적 위기를 볼모로 해서 정치공세적 자세로만 일관해서 되겠느냐”고 밝혔다. 이어 정 원내대표는 “야당측의 모든 제안을 전폭적으로 수용했는데 즉시 걷어차버린 이유는 무엇이냐.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하야·탄핵 정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정 원내대표 발언에 우 원내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저런 이야기하면 난 (논의를) 못한다. 반성은 커녕 오자마자 정치공세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정 원내대표가 “정치공세? 누가 정치공세?”라고 맞받아치며 자리에서 퇴장해 회담이 종료됐다.
정 의장과 우 원내대표, 박 원내대표는 정 원내대표가 떠난 뒤 10여분 간 논의를 진행했다. 박 원내대표는 회동을 마친 뒤 “갈등을 풀어가야 할 여당 원내대표가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야권 공조를 위해 내일(1일) 오전 10시 30분에 야3당 원내대표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 원내대표에게도 연락을 해볼 것”이라며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보이기도 했다.
우 원내대표 역시 “정 원내대표가 대화를 하러 온 것이냐, 쇼를 하러 온 것이냐. 거국중립내각을 하려면 왜 하려고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야지 설명도 안하고 나가버리는 사람이 어디있느냐”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정석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