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유력한 대선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때리기에 연일 나서고 있어 그 의도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지난 달 31일 대외 선전매체인 ‘조선의 오늘’은 ‘반갑지 않은 꼴로 대통령 자리를 기웃거리는 문둥이’라는 원색적 제목의 글에서 “사람들이 멀리하는 문둥이와 같은 인물이 오늘 또다시 세간에 나타나 만 사람의 비난과 조소를 자아내고 있다”며 반 총장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 매체는 반 총장이 최근 유엔이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조속한 대북 제재결의를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한 사실을 거론하며 “미국과 남조선극우보수패거리들의 비위를 맞추는 반공화국 대결망발”로 규정했다. 또 이같은 반 총장의 발언을 “서푼짜리 몸값을 올려서라도 다음해 남조선에서 있게 될 대통령 선거에서 지지표를 긁어 모아보겠다는 것”이라고 매도했다.
이날 또다른 북측 인터넷매체인 ‘메아리’도 반 총장을 ‘강대국들의 눈치나 보며 절차에만 집착하는 최악의 총장’이라고 평가절하하며 “최악의 인간이 남조선의 대통령 후보로 나선다는 것 자체가 남조선 인민들의 수치이며 불행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북한이 반 총장에 대한 험담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가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대북제재를 촉구하고 있는 데 대한 불쾌감을 표시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며 대선주자로서 반 총장의 가치가 높아지는 상황에
앞서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달 30일 “반기문은 일찍부터 미국에 대한 환상이 골수에 들어찬 친미분자이고 미국이 품을 들여 키운 앞잡이”라고도 헐뜯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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