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의혹 관련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5차 청문회를 앞두고 ‘기업인 망신주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오는 19일 열리는 5차 청문회에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 황창규 KT 회장, 이기우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대표이사,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등의 기업인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앞서 1차 청문회에 대기업 총수 9명이 출석했다. 당시 일부 국회의원은 “나이가 몇 살이냐”, “머리가 안 좋은 게 아니냐”, “경영을 포기하라”, “구치소가 멀리 있지 않다” 등 청문회 취지와 관련없는 인격모독적 막말과 호통을 일삼았다.
재계에서는 5차 청문회에서도 기업인을 상대로 이같은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증인들을 청문회로 불러들일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광고대행사 부정매각 등에 연루된 포스코, 차은택 인사청탁을 받은 KT의 경우 이미 검찰 조사와 소명을 통해 강요에 의한 피해자였다는 것이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기업인 GKL 역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으로부터 장애인 펜싱팀 대행업체 선정에 압력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아울러 ‘최순실 게이트’의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늘어가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총생산(GDP) 손실액이 약 10조원에 달한 ‘메르스(MERS)’ 사태보다도 더 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국책연구소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지난 7일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년만에 가장 낮은 2.4%로 낮춰 잡았다. 기존 전망치 2.7%에서 0.3%포인트를 낮아졌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 2.6%보다도 0.2%포인트
재계 한 관계자는 “초유의 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기업인들을 죄인처럼 다루는 것은 기업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국정농단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청문회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며 “이제 기업인들은 그만 부르고 경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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