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답변서 "최순실은 키친 캐비닛…사익추구 몰랐다"

朴대통령 답변서 "최순실은 키친 캐비닛…사익추구 몰랐다"

↑ 최순실은 키친 캐비닛 / 사진=MBN

박근혜 대통령은 측근인 '비선 실세' 최순실(60)씨의 연설문 개입 의혹에 대해 'kitchen cabinet'(키친 캐비닛)으로 언급한데 이어 국정농단 과정에서 각종 이권을 챙긴 혐의에 "몰랐다"거나 "정당한 직무 수행의 일환이었다"는 논리로 반박했습니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대리인단이 16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박 대통령 측은 "최씨가 사익을 추구했더라도 피청구인(대통령)은 개인적 이득을 취한 바 없고 최씨의 사익추구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대리인단은 최씨 지인이 운영한 흡착제 제조사 KD코퍼레이션이 현대자동차에 11억원 규모의 납품을 하도록 강요한 부분에 대해 "피청구인은 그와 관련해 어떤 경제적 이익도 받은 바 없고 최씨와 범행을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씨가 그 대가로 KD코퍼레이션 대표에게서 샤넬 백 등 금품을 받은 사실 자체를 박 대통령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직권남용 혐의에도 "사기업의 영업 활동은 공무원의 직권(직무권한) 범위 밖의 행위"라며 "개별기업의 납품 등 영업 활동은 공무원인 대통령이나 경제수석의 직무 범위에 속하지 않아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씨와 공모해 포스코에 펜싱팀 창단을 강요하고, 공기업 GKL(그랜드코리아레저)에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대리인은 "강요는 '폭행' 또는 '협박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대통령은 그런 행위를 하거나 지시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대통령은 문화·체육 융성이라는 정책적 관점에서 포스코, GKL 등에 실업 체육팀 창단 협조를 부탁한 것이고 이는 정당한 직무 수행의 일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씨가 실소유한 광고제작 업체 플레이그라운드나 스포츠 매니지먼트 업체 더블루케이가 일감을 얻게 된 것도 '중소기업 육성 차원'이며 제3자 뇌물수수 범행의 고의는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대리인은 "오히려 최씨와 어떤 관련이라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절대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박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GKL이 장애인 스포츠단을 설립하는데, 컨설팅할 기업으로 더블루케이를 소개해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서도 대리인은 "무조건 특혜를 주라는 게 아니라 합법적 범위 내에서 애로 사항을 해결해 주라는 의미였다"고 항변했습니다.

대리인은 특히 앞서 노무현·이명박 대통령도 공식 경로가 아닌 주변인을 통해 민원 등을 청취했고 그 과정에서 사익추구의 문제가 발생했지만, 탄핵을 당하진 않았다며 형평에 반한다고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대리인은 "최씨와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최씨 행위에 대한 모든 책임을 피청구인의 헌법상 책임으로 구성한 것은 헌법상 연좌제 금지 조항의 정신과 자기 책임 원칙에 위배된다"며 "이런 논리라면 측근 비리가 발생한 역대 정권 대통령은 모두 탄핵 대상이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