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아무리 김정은이 공포정치를 휘둘러도 한류 바람은 막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낮에는 어쩔 수 없이 김정은 만세를 외치지만, 밤에는 이불 뒤집어쓰고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게 북한 현실이라고 합니다.
강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기자회견 중 한국 드라마 제목들을 줄줄이 읊었습니다.
▶ 인터뷰 : 태영호 /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공부를 한 사람들은 역사물 영화(드라마)를 좋아합니다. '불멸의 이순신'이라든가, '육룡이 나르샤' 이런 것들을 좋아하고…. '정도전' '징비록'…. 일반 주민들은 '겨울 연가', '가을 동화'…."
특히 탈북민의 생활을 그린 영화나 드라마는 북한에서도 1순위라며, 한국 드라마가 유행하면서 북한 젊은이들의 말투까지 바뀌었다고 합니다.
▶ 인터뷰 : 태영호 /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북한 애들은 지금 너무 한국 영화나 드라마 많이 봐서 말투도 한국식으로 변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북한에 없던 말투, 처녀 총각이 연애할 때 '자기야' '오빠야' 이런 말투 우리 때는 없었거든요."
한국 언론 보도의 영향력도 언급했습니다.
특히 외교관이나 당 관료들은 한국 뉴스를 자세히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 인터뷰 : 태영호 /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한국과 외국 언론들이 북한에 대해서 무슨 일을 했다는 내용을 '북한란'에 쫙 종합해서 싣거든요. 출근해서 그것부터 (봅니다)."
자신 역시 탈북민 출신 기자의 글이 한국행에 큰 영향을 끼쳤다며 소개하면서도, 여전히 많은 북한 주민들은 외부와 통제된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MBN 뉴스 강영구입니다.
영상취재: 정재성 기자
영상편집: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