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총장, 설 당일 고향 찾아…가족과의 명절 10년만
↑ 반기문 / 사진=연합뉴스 |
범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설날인 28일 고향을 찾아 '망중한'을 즐겼습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충북 음성에 도착, 생가 주변 부친의 묘소에서 성묘한 뒤 인근 식당에서 일가친척 10여명과 점심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비록 당일치기에 그친 고향 방문이었지만 귀국 직후부터 각종 민생행보 등으로 빡빡한 일정을 보내온 반 전 총장으로서는 모처럼 만의 여유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최소한의 경호 인력만을 대동한 채 고향을 찾은 반 전 총장은 들뜨고도 편안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는 "가족과 함께 설을 맞는 게 10년여만이다"라며 취재진에게도 연신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몇 가지 과일과 전류, 밤, 대추 등으로 단출하게 꾸려진 차례상 앞에서 가족들과 함께 절을 올린 뒤 어린 손주들의 손을 잡고 선산을 내려와 식사 장소로 향했습니다.
성묘 전에는 모친 신현순(92) 여사에게 세배하고, 음성군청에도 들러 휴일에도 근무 중인 공무원들의 노고를 격려했습니다.
반 전 총장은 점심 식사를 마친 뒤 곧장 서울로 돌아와 사당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애초 충주에 있는 모친의 자택도 방문을 검토했지만, 수행원들의 명절 연휴를 위해 귀가를 서두르는 배려를 보인 것이라고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반 전 총장 본인으로서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연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귀국 이후 숨가쁘게 전개해온 민생행보에도 지지율이 하향정체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 정계개편으로 돌파구를 찾아보려던 행보마저 여의치 않게 돌아가는 분위기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7일 오찬 회동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으로부터는 연대에 대한 호응보다 보수와 분명한 선을 그으라는 주문을 받은 상태입니다.
반 전 총장은 성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 정계개편 방향에 대해 "전체를 아우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보수와 진보가) 힘을 합쳐서 우리나라를 구해야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는 전날 손 의장이 자신에게 '정치적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한 데 대한 답변 격입니다.
다만 정작 '본인이 보수도, 진보도 아니라는
반 전 총장 측은 아직 남은 연휴기간 별다른 일정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29일은 일단 마포에 위치한 캠프 사무실로 출근해 참모진과 함께 설 이후 제3지대 정계개편을 비롯한 정국 구상에 몰두할 방침이라고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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