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전화통화를 하며 "한·미 관계는 과거 그 어느 때 보다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 권한 대행은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시키자"며 "사드 배치는 계획대로 차질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총리실은 이날 황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내용과 관련해 "양국은 북핵·미사일 문제 관련 양국이 긴밀히 공조하고 확고히 대응하기로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관계 발전과 안보공약 강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피력했다"고 전했다. 황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한 것은 처음으로, 이날 오전 9시부터 약 30분 동안 통화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황에서도 양국 최고위급 소통 채널이 가동된 것이다. 총리실은 통화가 '전반적으로 상당히 우호적인 분위기였다'고 평가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은 미국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미국과 아·태 지역, 국제사회에 많은 발전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덕담을 건넸고,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 국민들에게 설을 맞아 축하인사를 전한다"며 "한국이 이룩해 온 제반 발전상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에 황 권한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미국의 신(新) 행정부 인사들이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동맹 발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 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은 또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계속 고도화하면서 위협을 높여가고 있는 엄중한 상황인 만큼 한·미 간 긴밀한 공조와 국제사회와의 협력에 기반을 둔 확고한 대응을 통해 북한의 셈법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도발을 감행할 경우에는 한·미 공조에 기반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북한 문제에 있어서도 100% 한국과 함께 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미 공조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북한이 '통미봉남' 전술을 사용하거나 북핵문제가 미중 관계의 종속변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권한대행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북핵에 대비하기 위해 사드 배치가 필요하다"며 "이미 계획된 대로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적극 공감하고 이번 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 간 동맹의 연합방위능력 강화와 북핵 공조 방안에 대한 긴밀한 협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도 한·미 정상 간 전화통화 소식을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확장억제를 비롯한 전체적인 군사능력을 활용해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철통같은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또 "양국 정상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공동방위 능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와 별도로 성명을 내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양국의 긴밀한 관계를 상징하는 것이며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통화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은 "이번 통화에서 방위비 분담이나 FTA 등은 거론되지 않았다"며 "전반적으로 한.미 동맹 강화와 북핵 문제 공조를 중점으로 협력적인 대화가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외교 소식통은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이 아닌 '대행' 임에도 미국 측에서는 개인 차원이 아니라 시스템 차원에서 접근한 것"이라며 "권한대행 체제 하에서 한미 정상간 소통이 원활할 것인가에 대한 일말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통화는 우리 정부가 먼저 요청을 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정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안두원 기자 /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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