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버젓이 CCTV 화면에 얼굴을 노출하고, 경찰과 기자들이 쫙 갈린 범행현장에 다시 나타나 붙잡히더니, 공범까지 순순히 불고 있습니다.
순진하다고 봐야 할까요?
최은미 기자입니다.
【 기자 】
"시키는 대로 장난삼아 했을 뿐이다"
가장 먼저 잡힌 짙은 립스틱 화장에 단발머리 베트남 여성이 경찰에 진술한 내용입니다.
범행은 시인했지만, 도주한 남성들의 지시를 받고 '장난'에 동참했다는 것입니다.
범행 후 행적도 황당합니다.
이 여성은 범행 직후 택시를 타고 달아났다 이틀 뒤 범행 장소인 쿠알라룸푸르 공항 주변에 다시 나타나 체포됐습니다.
"일행 5명과 함께 호텔에서 만났는데, 그들이 어느새 자신만 놔두고 떠나 찾으러 온 것"이라고 진술했습니다.
사건 발생 이후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범행 현장을 제 발로 찾아온 것도, 순순히 경찰에 잡힌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입니다.
추가 용의자가 검거된 과정도 석연치 않습니다.
인도네시아 여성과 그녀의 남자친구로 알려진 말레이시아 남성이 추가로 체포됐는데, 인도네시아 여성은 가장 먼저 잡힌 베트남 여성의 진술로, 말레이시아 남성은 인도네시아 여성의 진술로 체포됐습니다.
현지 경찰에게 다른 용의자들의 정보를 술술 불고 있다는 얘깁니다.
일각에서는 수사에 혼선을 주고, 주범을 빼돌리기 위한 고도의 전략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