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더불어국방안보포럼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군가재창 뒤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이충우 기자]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안보 공세 국면을 정면돌파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문 전 대표는 자신에 대한 중도·보수층의 '안보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외교·안보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해 왔지만, 영입 인사들의 잇따른 설화로 되레 수세에 몰린 상황이다. 범여권이 이를 빌미로 문 전 대표의 안보관을 흔들고 나서자, 문 전 대표는 여권을 '병역을 면탈하고, 방위산업을 부정부패 수단으로 삼은 부패세력'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22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방·안보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지그룹 '더불어국방안보포럼'에 참석해 "안보에는 보수·진보, 지역·세대가 없다"며 이같이 언급한 뒤 "병역면탈자를 고위공직에서 원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북 이슈에 대한 화법도 보다 직설적으로 바꿨다.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 "만약 북한의 소행이라면…"이라는 식으로 가정법을 동원해 신중하게 대응한 것을 두고 여권에서 공세에 나서자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그는 김정남 피살 사건을 "21세기 문명사에 있을 수 없는 야만적인 테러이자 패륜 범죄"라고 강력 규탄했다.
그동안 문 전 대표는 군과 국가정보원 출신 인사들을 잇따라 영입하면서 자신에 대한 중도·보수층의 '안보 불안감'을 걷어내기 위한 행보를 계속해 왔다. 이 과정에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등 보수인사 영입에 성공하면서 눈길을 끌었지만 예기치 못한 돌출 발언으로 곤혹을 치르는 일이 반복됐다. 실제 전 전 사령관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발포를) 지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휘 체계가 문란했던 점이 잘못"이라고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또 문 전 대표의 국정자문그룹인 '10년의 힘 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도 최근 인터뷰에서 김정남 피살 사태를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 등 과 비교하며 "우리도 그런 역사가 있었다. 우리가 비난만 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발언해 여권에 공세의 빌미를 제공했다.
실제 이현재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문 전 대표를 겨냥해 "말로만 안보 이야기를 하지 말라, 사람 보는 안보관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고,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도 "그렇지 않아도 문 전 대표의 왜곡된 대북인식에 국민이 불안한 상황에서 정책을 보좌하는 주변인사까지 이 모양이니 만약 문 전 대표가 집권하면 나라 꼴이 어떻게 될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정 전 장관 발언에 선을 긋는 수준에서 대응하던 문 전 대표는 범여권을 "안보를 장사밑천 삼고 있는 무능한 세력"으로 규정하고 정면돌파하는 것으로 대응전략을 수정했다.
문 전 대표는 또 '강한 안보론'을 기치로 '대세론' 확산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무너진 안보를 바로 세우는 게 다음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미국과 중국이 동북아에서 패권으로 부딪치는 상황에서 오직 국익과 국민을 중심에 두는 해법에 집중해 안보 위기 상황을 꼭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전 대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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