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달 24일 행복주택 서울가좌지구 입주행사에 참석, 축사를 하기 위해 단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
매일경제신문과 MB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7∼28일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한 3월 1주차 여론조사(95% 신뢰수준 ±3.1%포인트) 결과 황 권한대행은 전주보다 3.7% 포인트 오른 14.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 반등은 3주 만이다. 특검 연장을 거부하면서 '태극기 집회'로 대표되는 보수층 세력이 결집한데다, 대안을 찾지 못한 중도보수층도 황권한 대행 주변으로 모이는 분위기다.
응답층 연령대와 지지정당을 분석해보면, 황 권한대행의 지지층이 '박사모(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범주를 넘어서서 점차 확장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40대의 15.5%가 황 권한대행에게 지지를 보냈는데 이는 전주 5.6%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50대(13.9%→19.7%), 60대 이상(22.4%→26.2%) 만큼은 아니지만 점차 낮은 연령대로 지지층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황 권한대행의 텃밭인 자유한국당(52.1%→64.9%) 지지층은 물론, 바른정당 지지층(12.5%→22.3%)과 국민의당 지지층(2.6%→7.1%)에서도 지지율이 크게 높아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 중도보수로 묶일 수 있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에서 유승민 의원이나 안철수 전 대표가 고전하면서 황 권한대행에게 힘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보수층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황 권한대행은 대권 출마의사를 밝히지 않은채 광폭 정치행보를 보이고 있다.
교회 '전도사'인 황 권한대행은 2일 오전 서울 엑스포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국민통합 메시지를 전했다. 보수진영 주축세력인 기독교도 차후 황 권한대행이 대선판에 뛰어들 경우, 그의 강력한 우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 땅을 회복하여 거룩하게 하소서'를 주제로 열린 제49회 국가조찬기도회에는 황 권한대행을 비롯해 교계와 정·재계 인사 2000여 명이 참석해, '촛불과 태극기'로 민심이 분열된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기도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우리사회는 일련의 사태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고 갈등이 확산하면서 서로를 적대시 하는 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며 "이제 반목과 질시에서 벗어나 서로를 인정하는 바탕위에서 국민적 대통합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황 권한대행은 인사말을 통해 "사람이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라고 말해 대권도전 의지를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이는 잠언 16장 9절 말씀으로 애초 초안에는 없었으나, 황 권한대행이 '기독자로서의 책임감'과 함께 이 내용을 인사말에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권한대행은 3일에는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회의에 참석한다. 안건은 국정정상화와 민생안정을 위해 최우선해야 할 안보와 경제에 맞춰진다. 안보 분야에서는 북한 미사일 발사와 김정남 피살에 관한 사후 조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관한 대응 등이 논의된다.
황 권한대행이 잠재적 보수진영 대권후보로 자리매김하면서 야당의 공세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황 권한대행이 3·1절 기념사에서, 한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에 대해 "취지와 정신을 진심으로 존중하면서 실천해야 한다"고 한 발언이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황 권한대행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면서 "그동안 소녀상에 대해 한국을 무릎 꿇리려는 일본의 폭거에 뒷짐만 지고 있더니 이제 대놓고 일본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바른정당 대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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