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표심(票心)을 얻는 게임이다. 대중의 호감을 이끌어내는(비호감을 상대에게 떠넘기는) 자가 승리한다. 선거의 기저에 심리학이 깔려있는 이유다.
심리학자 앨버트 메라비언은 '침묵의 메시지(Silent Messages)'라는 저서에서 말 보다는 목소리가, 목소리보다는 몸짓이 호감을 결정하는 열쇠라고 주장했다. 상대방에 대한 인상이나 호감을 결정함는데 목소리가 38%, 몸짓(보디랭기쥐)이 55%의 영향을 미치는 반면, 말하는 내용은 7%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게, 소위 '메라비언 법칙'이다. 후보의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즉 이미지가 대선을 지배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매일경제신문과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소장 허은아)는 19대 대통령 후보로서 현재 지지율 상위권에 포진한 6명의 후보 이미지를 심층분석했다. 옷차림, 몸짓, 표정, 억양·어투, 소통방식 등 다양한 비언어적 이미지를 분석해 후보들을 '열(熱,열정)-유(柔,부드러움)', '밀(密,치밀)-락(樂,유쾌)' 등 대비되는 이미지 조합 8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지지율 부동의 1위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우아하고 고상한 '유+밀' 유형으로, 당내 경선에서 경쟁할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강렬하고 섹시한 '열+락' 유형과 정반대에 위치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치밀하고 분석적인 '밀' 유형으로, 유쾌하고 즐거운 이재명 성남시장의 락 유형과 대조를 이뤘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편안하고 부드러운 '유' 유형으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지적이고 차분한 '열+밀' 유형으로 분류됐다.
이번 대선 주요 후보들의 이미지가 서로 겹치지 않고 분산돼 있다는 점에서, 19대 대선판은 '이미지 춘추전국 시대'로 부를만 하다.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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