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룰 다툼이 점입가경을 이루고 있다. 본선에서 맞붙을 더불어민주당이 경선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양측은 12일 경선룰 세칙을 정하는 과정에서 경선일정과 투표소 설치 여부 등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지난 10일 현장투표 80%와 여론조사 20%로 큰틀에서 경선방식을 합의했지만 세부내용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손 전 대표 측은 배수진을 쳤다. 손 전 대표는 25일부터 내달 9일까지 16일간 경선을 진행하자면서 당이 대선후보 선출일을 2일로 정하면 '경선에 불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 전 대표 측 박우섭 대선기획단장은 "손 전 대표와 천정배 전 대표 모두 다음달 9일 후보가 결정되길 원하는데 당에서 안 전 대표 편을 들어 (다음달 2일)로 일방적으로 결정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달 2일 대선후보를 선출하면 표면적으로는 경선기간이 9일로 짧아 시민 참여가 적고 경선 흥행도 우려된다는 입장이지만 내심은 열세인 손 전 대표 측이 현장투표에 사활을 걸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 전 대표 측은 내달 2일에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안 전 대표 측 김철근 대변인은 "국민의당 후보는 현실적으로 추격하는 후보이고 본선 후보 확정 후 당의 후보로 활동함으로써 본선 경쟁력을 높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중앙당의 실무적 준비 차원에서도 최소한 본선 후보등록일 2주전에는 후보선출을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또 손 전 대표 측이 경선 불참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당의 경선룰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사사건건 경선불참을 거론하는 것은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과 당원에 대한 배신행위이자 우리가 지양
박지원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경선이 결선투표 시 내달 8일에 끝난다는 점을 지적하며 "만약 우리가 9일에 할 경우 밴드왜건(편승 효과)으로 완전히 문재인 대세론이 굳혀진다면 문제가 있지 않으냐"라고 지적했다.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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