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경선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역선택'을 두고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다시한번 충돌했다. 문 전 대표 측에서 최근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의 신뢰성에 의문을 표하는 과정에서 "기득권 세력이 안 후보를 역선택하고 있다"는 의미의 발언을 하자, 안 지사 측은 즉각 반박하고 나서면서 양 후보 간 감정대립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문 후보 측 전병헌 전략본부장은 13일 여의도 경선캠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주말 보도된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결과 문 전 대표와 안 지사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왔는데 여론왜곡이다"면서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는 조사"라고 밝혔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여론조사는 연합뉴스·KBS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지난 11~12일 전국 성인 2046명(95% 신뢰 수준에서 오차범위 ±2.2%포인트)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조사 설문항목 중 민주당 대선 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서 문 전 대표는 34.5%, 안 지사가 33.3%를 각각 기록해 격차가 오차범위 안에 들었다. 지난달 6일 같은 조사에서는 문 전 대표가 36.9%를 기록했고, 안 지사는 26.2%로 나타났었는데 이 같은 격차가 크게 좁혀진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전 본부장은 여론을 왜곡할 수 있는 조사방식이라며 날을 세웠다. 전 본부장은 "이렇게 조사하면 역선택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면서 "기득권·정권교체 세력에게 가장 무서운 게 문재인인데, 경선을 앞두고 '민주당 후보로 누가 적합하냐'고 묻는 것은 경선을 앞두고 역선택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언론사들은) 조사할 때 유념해 달라"고 강조했다.
또 전 본부장은 안 지사를 직접 거론하며 "안 지사 지지분포를 살펴보면 민주당 지지자 외 다른 정당 지지자들이 얼마나 되는지도 알 수 있다"면서 "이것까지 보여줬더라면 객관적일 수 있었다"고 했다.
사실상 기득권 세력이 안희정 지사를 지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라 안 지사 측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안 지사 캠프에서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기득권 세력이 안 지사 주요 지지층이라는 아주 악의적인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본선경쟁력은 안 지사가 더 높게 나온다"면서 "본선 경쟁력이 약한 후보를 고르는 게 역선택 아닌가. 안 지사 지지는 역선택이 아닌 정선택"이라고 반박했다.
안 지사 측에선 문 전 대표 캠프 측에서 대한 서운한 감정도 드러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문 전 대표는 안 지사가 외연을 확대해주고 있어서 고맙다고 하는데 캠프에선 다른 말을 한다"면서 "큰 형님 다운 포용력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도 이번 경선이 완전국민경선으로 실시되는 상황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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