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30여 일 앞으로 다가왔죠.
후보들은 모두 한목소리로 자신이 대통령이 되야 한다고 말하지만, 뒤로는 말 못할 고민들이 있습니다.
바로 돈인데요.
국회 출입하는 윤범기기자와 함께, 오늘 대선에서 펼쳐질 '쩐의 전쟁'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윤 기자, 과거에는 수천억 원에서 조 단위까지도 대선자금이 쓰였다고 하는데, 요즘은 대선에 들어가는 비용 얼마나 되죠?
【 기자 】
네, 대략 500억 원쯤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먼저 이 표부터 보시죠.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경쟁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표의 선거비용인데요.
박 전 대통령은 479억1553만 원, 문 전 대표는 484억9929만 원을 사용했다고 신고했습니다.
이번 대선에선 법적으로 쓸 수 있는 선거비용 제한액이 총 509억 94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질문 2 】
과거보단 작아졌다지만, 한 개인이 부담하기엔 역시 큰 돈인데, 그 돈은 다 어떻게 마련하나요?
【 기자 】
네, 각 당의 대선 주자들이 500억 원에 가까운 선거 비용을 자비로 충당하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후보자들은 본인이 속해 있는 당의 자금이나 각종 후원금과 선거 펀드 등을 통해 수백억 원의 선거 자금을 마련하는데요.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 전 대통령은 '박근혜 약속펀드'로 250억 원을 모았고, 문 전 대표는 '담쟁이 펀드'로 300억 원을 모았습니다 .
이 펀드는 모두 선거가 끝난 뒤 두 사람 모두 연 3.1% 정도의 이자를 붙여서 돌려줬습니다.
물론 각 당 금고에도 돈은 조금 있습니다.
바로 국가가 주는 선거보조금이죠.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24억 원, 자유한국당은 120억 원, 국민 의당은 86억 원, 바른정당은 63억 원, 정의당은 27억 원을 지원 받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 질문 3 】
근데, 선거비용은 선거가 끝나면 돌려받는 거죠?
【 기자 】
네, 우리나라는 과거 선거 자금때문에 워낙 불법이 많이 벌어져서 지금은 아예 국가가 선거비용을 보전해주는, 선거공영제를 실시합니다.
쓴 부분에 대해 영수증만 잘 챙겨두면 선거가 끝난 후 한도내에서 전액 돌려받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조건이 있는데요.
선거법상 15% 이상 득표율을 얻어야만 선거비용을 전액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10∼15%를 얻은 후보에겐 영수증 처리된 비용의 절반을 돌려주는데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정적으로 단순 지지율 15% 이상을 얻고있는 주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뿐입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최근 지지율이 치솟으면서 본선 후보로 확정될 경우 최소한 15%는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질문 4 】
주제를 바꿔볼께요.
요즘 확 바뀐 안철수 전 대표의 목소리도 화제가 되고 있는데, 달라진 비법이라도 있나요?
【 기자 】
네 일단 지난 2012년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당시 안철수 전 대표의 목소리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안철수 / 2012년 무소속 출마 당시
- "박근혜 후보나 문재인 후보의 공약 떠오르는 거 있으세요? 747은 저기 옛날 분 것이고…."
들어보시면 정치인이 되기 전 기업인 시절의 상당히 가늘고 작은 목소리가 들리는데요.
최근 목소리 다시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안철수 / 전 국민의당 대표(지난 1일)
- "문재인을 이길 승부사 누굽니까? 문재인을 이길 혁신가 누굽니까?"
네 확실히 굵은 중저음 톤으로 바뀐 걸 느낄 수 있는데요.
이렇게 목소리가 확 바뀌자 기자들 사이에선 요즘 안 대표가 스피치 과외라도 받은 거 아니냐 하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에 대해 안 전 대표는 따로 과외를 받은 바는 없고, 요즘 차 안에서도 혼자 단전호흡과 발성 연습을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어쨌든 이른바 '강철수' 이미지로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질문 5 】
민주당 주자들 중에선 누가 인상적인가요?
【 기자 】
네, 요즘 민주당 경선에선 다른 후보들과 달리 원고 없이 즉흥연설을 하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역시 한번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안희정 / 충청남도지사
- "문재인 후보님 저 좋아합니다! 하지만 문 후보님! 제철 제 음식입니다. 2017년 시대교체, 정권교체를 뛰어넘는 제철 제 음식, 세대교체 저 안희정!"
문재인 후보나 이재명 후보가 미리 연설문을 준비하고 행사 전에 기자들에게 원고를 배포하는데 비해,
안희정 후보는 항상 연설문이 사전에 나오지 않고, 연설을 하고 나면 그걸 받아쳐서 연설문이 나중에 배포됩니다.
그만큼 과거 노무현 대통령 스타일의 자연스러운 즉흥 연설을 선호하는 건데요.
안 지사는 측근들이 연설문을 써 줘도 어느 정도 참고만 하고 막상 무대에 올라가서는 본인이 직접 쓴 원고를 중심으로 암기해서 연설을 한다고 합니다.
【 앵커멘트 】
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