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본선 무대 진출에 실패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대연정에서 선의 발언까지 한 달 반 이상 핵심 이슈에 대해 충분히 뒷감당할 만큼 실력을 준비하지 못했다는 자책이 솔직히 있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4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힌 뒤 "그러한 자책은 저 스스로 배우고 공부하는 계기가 됐다"며 "방향이 잘못됐다는 생각은 한순간도 가져본 적 없다. 제 소신이었고 제가 살아온 인생의 컬러이고 맛이어서 후회하거나 반성할 대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민주당 경선에 승리한 문재인 후보에 대해 "축하의 말씀을 올린다. 저 역시 민주당의 승리, 문 후보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현직 도지사 신분인만큼 어떤 방식으로 도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안 지사는 "법적으로 선거 중립을 지켜야하는 공직자여서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당원과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경선을 함께 한 경쟁자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의무와 적극적 역할을 다해 당의 승리를 돕겠다"고 말했다.
경선 과정 지지율 상승세에서 악재로 작용한 '선의 발언'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안 지사는 "(비판적 보도가) 나왔을 때 야속하기는 했지만 애정이 어린 기사였다고 선의로 받아들인다"며 "그것을 악의로 받아들이면 제 언론관도 왜곡될 것이다. 선의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제 인생철학은 매우 정당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안 지사는 "우리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향해 도전했다. 이 시대의 새로운 화두를 던졌고 민주주의를 한 발 더 전진시켰으며, 더 큰 승리의 씨앗을 함께 뿌렸다"며 "2017년 제 도전이 새로운 민주당의 출발을 위한 새로운 싹을 돋운 것이고 조만간 대한민국 새로운 민주주의, 정치의 중심이 될 것이다. 국민통합과 시대교체의 길을 흔들림없이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안 지사는 "정치는 생물이라고 했던데, 저도 미래를 함부로 예단하지 않는 선배들의 자세를 그냥 배우려 한다"며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는 그 상황에 최선의 결론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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