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 결과에 바른정당 '침울'…'유승민 후보 사퇴' 요구까지
↑ 보궐선거 결과/사진=연합뉴스 |
4·12 재보궐선거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바른정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바른정당은 창당 79일 만에 치른 이번 재보선에서 경남 창녕과 충남 천안에서 기초의회 의원 각 1명씩 당선시켰습니다.
유일하게 국회의원을 뽑는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선거구에는 김진욱 후보를 냈으나 5.22%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친박(친박근혜) 핵심 인사로 꼽히던 김재원 전 의원을 후보로 내 47.5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에 성공했습니다.
바른정당은 대구 시의원(수성구 제3선거구) 선거와 구의원(달서구 사선거구) 선거에도 후보를 냈으나, 두 곳 모두 한국당 후보가 여유 있게 당선됐습니다.
유승민 대선후보가 후보 선출 이후 대부분의 지역일정을 TK(대구·경북) 지원유세로 잡는 등 TK 표심잡기에 공을 들였으나, 보수적통 경쟁을 벌이는 한국당에 전패(全敗)한 것입니다.
바른정당은 '예상한 만큼 나왔다'며 애써 담담 하려 했지만, 당 전체에 침울한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바른정당은 투표 전 이번 재보선에서 기초의회 몇 곳의 당선을 점쳤고, 2석이라도 건졌으니 단 1석도 얻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한숨 섞인 위안도 나옵니다.
바른정당 지상욱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보궐선거의 결과는 씨앗을 뿌린 지 얼마 되지 않은 바른정당 입장에서는 희망의 새싹을 확인하는 선거였다"고 자평했습니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는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돌고 있습니다.
이른바 유승민계를 제외한 의원들 사이에선 당의 생존전략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한동안 잠잠하던 연대론이나 후보 단일화도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당 일각에선 유승민 후보가 이달 말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바른정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정치공학적으로도 1∼2%짜리 후보가 대선을 완주해봐야 의미가 없다"며 "이달 말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지지율 반등이 없으면 후보 사퇴 요구가 공론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 후보 측도 당 내부의 이런 기류를 감지하고 TV토론에서 반드시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입니다.
그간 유 후보 측은 TV토론이 시작되면 지지율이 급반등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여왔습니다.
일단, 비(非
유 후보가 TV토론에서 지지율 반등에 성공한다면 당내 갈등은 봉합될 수 있을 테지만, TV토론에서조차 의미 있는 지지율 상승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양측이 대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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