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이언주 의원과 함께 광화문 찾아…'40분 최장 연설'
↑ 이언주 의원/사진=연합뉴스 |
"한 시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초록이 갑자기 일어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말입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는 23일 오후 광화문 유세 연설 말미에 시(詩) 한 구절을 읽어내렸습니다.
이어 그는 "초록대선에 초록태풍을 일으켜 달라"고 외쳤습니다.
안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7일 아침 광화문을 찾아 출근하는 시민들을 만났습니다. 지난 겨울 '촛불 혁명'이 일어난 공간에서 '국민 신고식'을 치르겠다는 의지였습니다.
이후 일주일 만에 광화문을 다시 찾은 안 후보는 이언주 의원과 함께 비장한 표정으로 등장했습니다.
연설을 앞두고 시민들 사이에 앉아있던 안 후보는 뙤약볕 더위를 참기가 힘들었는지 연두색 넥타이를 풀어헤치고 유세 무대에 올랐습니다. 이미 셔츠 소매는 걷어붙였습니다.
길을 지나다 발길을 멈춘 사람들까지 눈대중으로 보아도 해당 유세장 앞에 모인 시민들은 2천 명은 족히 넘어 보였습니다.
국민의당은 TV 음악프로그램에서나 나올 법한 지미집(Jimmy Jib) 카메라 2대를 양옆에 설치, 생동감 있는 그림을 대형전광판에 비췄습니다.
초소형 액션 카메라를 10대 넘게 이어붙인 촬영장비도 등장해 유세장을 다각도로 잡아냈습니다.
전광판에는 안 후보가 시민들과 사진을 찍거나 시민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모습이 '생중계'됐습니다. 노란색 옷을 입은 꼬마 아이를 한동안 앞에 앉고 있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안 후보의 연설에 앞서 연설의 시작은 이언주 의원에게 전해졌습니다.
초록색 코트를 입은 이언주 의원은 "안철수 후보에게 정치생명을 걸었다. 안 후보가 당선되면 한국 정치의 대격변이 일어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고, 연설 도중 북받치는 감정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언주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하고 안 후보와 함께하기 위해 국민의당으로 향할 당시에도 안 후보에게 정치생명을 걸겠다며 싶은 신뢰감을 보였습니다.
또한 당시 탈당에 안 부호와의 정치적 소통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변호사 출신의 이언주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으로 여의도에 입성했으며, 원내대변인 등을 역임한 이원입니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조직본부장을 지냈고, 지난해 8·28 전당대회 당시 경기도당위원장직에 도전했으나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전해철 의원에 패해 지도부 진출에는 실패한 바 있습니다.
이언주 의원의 연설이 끝나자 이윽고 연단에 선 안 후보의 '광화문 연설'은 무려 40분간 이어졌습니다.
선거운동 기간 중 최장 연설이었습니다.
"저 안철수, 오늘 이 자리에서 이념과 지역에 갇힌 과거 정치의 종말을 선언합니다"라고 했을 땐 경사진 계단에 앉은 시민들 수십
안 후보는 연설을 마치고 선거 유세송인 '그대에게'(신해철), '떴다 안철수'(동요)에 맞춰 무대에서 직접 율동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미리 연습을 못한 탓인지 동작이 틀리기 일쑤였지만 안 후보는 부끄러움을 참고 끝까지 군무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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