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노前대통령에 보낸 편지 공개…'文과의 진실공방 계속될까?'

송민순, 노前대통령에 보낸 편지 공개…'文과의 진실공방 계속될까?'

↑ 송민순/사진=연합뉴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24일 지난 2007년 11월 16일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보낸 손편지를 공개했습니다.

송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북한대학원대학교에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을 만나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편지에는 '북한은 우리에게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여정부는 보다 많은 접촉과 교류를 통해 북한의 안정과 발전을 도모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설득하는 데 애써왔습니다' 등 내용이 담겼습니다.

특히, '참여정부의 흠을 잡는 데 혈안이 돼있는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에게 좋은 공격 구실을 주는 것도 저로서는 가슴 답답한 일입니다'라고 썼습니다.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 기권할 경우 당시 보수 야당과 언론의 집중적인 공세에 직면할 것임을 우려한 것입니다.

해당 편지를 보냈다는 11월 16일은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노 전 대통령 주재 관저회의가 있었던 날입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은 이날 이미 기권 결정이 이뤄졌다는 입장이며, 송민순 전 장관은 이후에도 정부내 논의가 이어져 20일 무렵에야 최종 결정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날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게 쓴 손편지를 공개하는 것또한 문 후보와의 진실 공방에서 물러서지 않으려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한편 19대 대선의 최대 쟁점이 된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 관련 논란의 중심 인물인 송민순은 24일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에 따르면 송민순 전 장관은 이날 오전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송 전 장관은 이날 점심시간에 삼청동 소재 북한대학원대학교를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정치 논쟁의 한 복판에 들어가 있다"며 "이것은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닌데 총장 직책을 가지고 있으면 학교도 정치적 의미와 연결되는 것 같다. 학교도 좋지 않고 저도 좋지 않은 것 같아 그만두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송 전 장관은 자신이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남북관계 관련 논쟁의 중심인물이 되면서 북한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북한대학원대학교가 받게 된 부담을 의식해 사직서를 낸 것으로 보입니다.

학교 관계자는 "최근에 학교가 정쟁의 대상이 된다는 측면에서 밖으로부터 수많은 항의 전화가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래서 송민순 총장은 지난 주말 교수, 재학생, 졸업생 등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후 학교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사퇴를 결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송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발간한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당시 정부가 유엔 총회의 북한인권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을 최종 결정하기에 앞서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의 결정에 따라 북한에 의견을 물었다고 적었습니다.

이 내용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대북 저자세 및 안보관 논란으로 연결되면서 대선의 중요 쟁점으로 부상했습니다.

문 후보 측은 이날 송 전 장관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후보자 비방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송민순 전 장관은 자신이 고발된 데 대해 "민주당에서 판단할 사안이다"며 "내가 생각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송 전 장관은 추가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자료를 공개할지에 대해 "지금은 제가 태양을 태양이라고 해도 낮에 뜬 달이라고 하고 넘어갈 상황"이라며 "제가 뭘 해도 안될 것이다. 추가 공개할 필요를 지금은 못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사표가 수리되면 송민순 전 장관은 공식 직함이 없는 사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될 전망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