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강 2중 2약' 선거 구도에서 호시탐탐 대역전을 노리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4일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 맞붙었다. 안 후보는 대중교통과 도보로 혈혈단신 대구시를 누비는 파격적 유세전을 벌였고, 홍 후보는 TK에서 불고있는 보수결집의 바람을 키우려고 친박계와 바른정당 탈당파를 끌어안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이날 '걸어서 국민속으로'라는 슬로건을 걸고 대구역을 시작으로 7시간 30분 동안의 '뚜벅이' 유세를 시작했다. 보통의 유세와 달리 당직자와 수행원 4~5명만 동행한 채 아무런 방어막 없이 시민들 속으로 들어갔다. 와이셔츠 7벌을 짐가방에 넣고 어디로 갈지 어디서 잘지도 정하지 않은 채 무작정 거리를 누볐다.
대구역에서 도보 유세를 시작한 안 후보는 구두와 양복 대신 운동화에 녹색 남방을 입었다. 검은 책가방까지 멘 안 후보는 홀로 걸어 다니며 시민들에게 먼저 다가가 안부를 묻고 "화이팅하겠습니다"라고 투지를 내비쳤다. 대구역 플랫폼을 나오자마자 편의점에 들러서 초콜릿을 하나 사면서 아르바이트생에게 "서서 근무하면, 다리가 붓지 않느냐"며 걱정을 해주는가 하면, 한 자영업자 부부에게는 "자영업이 힘든 것 같은데, 힘 내시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한 상인이 안 후보에게 "힘들어서 어쩝니까?"라고 걱정하자, 안 후보는 "저는 남는 게 힘밖에 없습니다"라고 농담을 던지며 웃었다. 직접 시민들과 일일히 악수를 나눈 안 후보는 동대구역과 바로 이어져 있는 신세계 백화점을 빠져 나오는데만 약 1시간이 걸렸다.
안 후보는 "문재인을 이기려면 저 안철수밖에 없다"며 지지를 호소한 뒤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함께 하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게도 개혁공동정부 참여를 요청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김영환 선대위 미디어본부장은 이날 포털검색현황 분석을 토대로 아직도 문재인·안철수 양강 구도가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 4월 1일부터 30일까지 국민들이 네이버에서 19대 대통령 출마 후보자에 대한 검색 현황을 분석해보면, 문 후보가 31.5%, 안 후보 26.9%, 홍 후보 17.9%, 유승민 후보 13.8%, 심상정 후보 9.9% 순"이라며 "네이버 검색은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행동으로 대상 후보자에 대한 관심도를 나타내 문·안 양강구도가 지속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반면,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경북 안동 문화의거리 유세장에서 "친박계 인사들의 당원권 정지 처벌을 다 용서하고, 바른정당에서 들어오려는 사람들도 용서하자"며 "이제 우리 모두가 하나가 돼 압승하기 위해 다 용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박계가 바른정당 탈당파의 복당을 반대하고 나선 가운데 자칫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될 양측을 모두 수용하자고 제안하며 보수 대통합론을 내세운 것이다.
홍 후보는 구체적으로 "이정현, 정갑윤,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등 친박계를 다 용서하도록 이시간부로 당 지도부에 요청하겠다"며 "친박들과 비박들 모두가 하나돼 대선에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즉각 당 지도부에 비상대책위원회 개의를 요구해 실무적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덧붙였다. TK(대구·경북)를 중심으로 보수 결집이 빠르게 이뤄지는 상황 속에서 또다시 TK 지역인 안동에서 보수 결집을 위한 배수진을 친 것이다. 홍 후보는 "우리 모두 하나가 되기 위한 절대 명제는 친북정권의 집권은 안된다는 것이다"며 "우리 모두 하나다가 돼 대선에 나가는게 맞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홍 후보는 이날 안동을 시작으로 충북, 강원 지역등 3개도를 가로지르는 강행군 일정을 통해 막판 총력전에 돌입했다. 경북 영주, 충북 충주, 제천, 강원 동해 등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을 선택적으로 방문하며 보수 지지층 결집 극대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특히 이날 사전투표가 시작된만큼 보수색이 짙은 고령 노년층
[대구 = 김태준 기자 / 서울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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