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일 황교안 국무총리의 사표를 수리했다. 황 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임식을 가지고 694일간의 재직에 마침표를 찍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황 총리와 박승춘 보훈처장의 사표를 전격 수리했다.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이 황 총리와 박 처장이 낸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박 보훈처장의 사표 수리에 대해서는 "여러 번 언론에서 논란이 된 적도 있고 아무래도 저희 새 정부 국정 운영 방향이나 철학과는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보훈처장에 대한 사의는 처리했다"고 말했다. 박 보훈처장은 이명박 정부인 2011년 2월 임명된 뒤 올해까지 6년간 5.18 광주항쟁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당분간 총리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 유 총리직무대행의 주재로 임시국무회의가 열리고 청와대 직제개편안이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윤 수석은 "총리가 사임해 유 부총리가 총리대행을 하게 됐지만, 추후 인사나 장관 추천에 대한 부분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며 "새로운 총리가 제청권을 쓸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총리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한창인 지난 2015년 6월 18일 국무총리로 취임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특히 황 총리는 총 694일(1년 11개월) 동안 총리 및 권한대행으로 재직해 10번째 장수(長壽) 총리로 이름을 올렸다.
황 전 총리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정계진출이 유력해 보인다. 총리실 당국자는 "황교안 총리는 정치를 향한 강한 뜻을 품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 등판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요구가 있다면 나서실 분이라 생각한다. 어떤 모습에서건 한국 정치에 있어 일정한 역할을 맡기 위한 준비를 하실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박근혜 정부 장관들의 거취도 주목된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미래창조과학부 등 사회경제부처 장관들도 조만간 일괄 사의 표명을 할 것으로 알
[김태준 기자 /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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