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논문표절과 이념편향에 대한 야당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김 후보자는 논문표절 의혹에 대해 "당시의 기준과 관행에 비춰보면 문제없다"고 맞섰고, 이념편향 이슈에 대해서는 "나는 자본주의 경영학자"라며 비켜갔다.
이날 청문회는 김 후보자의 부실한 자료제출과 청문회장 복도에 벽보를 게재하는 문제 등에서 여야간 격한 대립이 이어지면서 시작부터 난항을 예고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부터 국회 청문회장 앞에서 김 후보자 논문 표절의혹을 제기하는 피켓시위를 벌였고, 청문회장 복도 벽에 벽보를 내걸었다. 10시에 시작된 인사청문회는 여야 의원들의 치열한 샅바싸움으로 본질의에 들어가지 못하고 공전하다가, 11시 15분이 돼서야 김 후보자의 모두발언이 시작됐다.
본질의에 들어가서는 김 후보자의 이념편향성에 대한 공방이 주를 이었다. 김 후보자가 교수 재직시절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 동맹 폐기, 사회주의 옹호를 연상시키는 발언 등을 한 것을 두고 사회부총리로서 적합한지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한국당 교문위원들은 "2007년 '자본의 족쇄를 거부하고 사회주의를 상상하자'며 사회주의자를 자임했던 김 후보자는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한미 FTA 반대 등을 노골적으로 외쳐왔다"며 "더 나아가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이념적 배경과 실천과제를 담은 '사회주의 이행 12대 강령' 선언도 주도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나는 자본주의 경영학자"라며 "한국의 자본주의가 고도성장의 폐해로 여러 문제점이 있는 데 이를 고치자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또한 예전 '미군이 만악의 근원이다'라는 주장에 찬동한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표절 의혹에 대해서도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쏟아졌다. 김 후보자는 이은재 한국당 의원이 '논문 49편 중 15편, 약 30.6%가 중복 게재나 표절'이라고 지적하자 "부적절한 주장을 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인용 표시나 출처 표시는 지금의 시점에선 적절하지 않은 게 있다"면서도 "하지만 선행 문단이나 후행 문단에 다 나와 있고, 그런 점에서 부정행위가 아니라고 (서울대연구진실위가) 판단했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한편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는 교육정책을 신중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혀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교육정책이 속도조절하는게 아니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후보자는 대선과정에서 2021학년도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도입, 외고·자율형사립고(자사고)·국제고 폐지 의견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김 후보자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우선 교육개혁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며 "우리 교육은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속도와 방법은 국민적 공감과 지지를 확인하면서 백년지대계의 신중함으로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과도한 조급함이나 단편적인 성과에 집착해 교육혁신의 본질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
장정숙 국민의당 의원이 기존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선게 아니냐고 묻자 그는 "기본적으로 공약과 정책에서 폐지를 제시했다"면서도 "(공약은) 존중하면서도 구체적인 방법은 의견을 수렴하고 국가교육회의 논의를 거쳐서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전범주 기자 / 강봉진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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