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미국 현지시각) 오후 5시46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미국 육·해·공군과 해병대·해안경비대로 구성된 백악관 의장대가 남동쪽출입구부터 남쪽 현관(south portico)까지 도열했다. 한국정상의 국빈방문에 따른 의전행사이다.
오후 6시가 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남쪽현관으로 마중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따금 미소를 지으며 대기했다. 곧이어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태운 차량이 도착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활짝 웃으면서 악수를 청하고 환영인사말을 전했다. 약 4초간 가벼운 악수를 나누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친근하게 왼손으로 문 대통령의 어깨에 매만졌다. 문 대통령 역시 왼손을 살짝 올려 트럼프 대통령의 팔꿈치 부분을 잡으면서 반가움을 전했다. 이같은 한미 정상의 첫 만남에 이은 '악수 외교'는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했다.
곧이어 양국 정상 내외는 기념촬영했다. 공교롭게도 양국 정상 모두 푸른색 넥타이를 매고 우의를 과시했다. 양 정상은 안으로 들어가서 10분간 외교 리셉션룸에서 선 채로 대화를 나눴다. 이어 만찬장소인 스테이트 다이닝 룸(State Dining room)에서 저녁식사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 인사말에서 "나는 문 대통령이 북한, 무역, 그리고 다른 것들의 복잡함에 대해 우리 국민과 엄청난 토론을 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들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고, 시간이 늦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한국 국민을 매우 존경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5.9 대선 승리에 대해) 엄청난 승리였다. 당신은 환상적인 일을 해냈다"며 "많은 이들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나는 (문 대통령의 승리를) 예상했고, 그럴 줄 알았고 아주 큰 축하를 드리고 싶다"면서 축하인사를 건넸다. 이에 문 대통령은 "나도 (트럼프 대통령처럼) 가짜뉴스 때문에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꺼내며 호감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 도중에 자신의 오른쪽에 앉은 문 대통령에게 다시 손을 내밀자, 문 대통령이 이를 다시 맞잡았다. 처음보다 굳게 악수하면서 두 정상은 더욱 가까워졌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양국 정상은 시작부터 매우 솔직하게 양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며 "예정 시간인 오후 7시30분을 훌쩍 넘겨 오후 7시 50분경에 식사를 마쳤다"고 전했다. 대화를 마친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1층 환송장으로 내려가기 직전에 문 대통령 내외에게 "내 사적인 공간을 한번 둘러보지 않겠느냐"며 전격적으로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 내외와 3층에 위치한 트리티룸을 소개하면서 "이쪽 복도에서 저기 끝까지가 나의 사적인 공간이며 외부인에게는 잘 공개하지 않는 곳"이라며 "트리티 룸은 미국이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를 사들일 때 계약을 체결했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링컨 룸을 공개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게티스버그 연설문 원본을 보여줬다. 또 링컨 대통령의 책상에 앉아 사진 찍기를 권유했다.
이로 인해 한미 정상의 첫 만남은 예정된 1시간 30분 일정을 넘어 2시간 5분(125분)간 진행됐다. 처음에는 다소 긴장된 상태였으나 시간이 지날 수록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두 정상은 양국 현안을 놓고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콴티코에 위치한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서 문 대통령의 연설을 봤는데 매우 훌륭하고 감동적이었다"며 "어제 연설에 대한 칭송의 얘기를 여기저기에서 들었고 축하의 말씀 드린다" 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문 대통령과의 만찬 결과를 전하면서 "매우 뜻깊은 만남을 가졌다"면서 "북한과 새로운 무역협상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토론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있었던 경제적 성과에 대해 축하드린다"며 "미국 경제적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 역시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해방국으로서는 유일하게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나라"라고 설명하면서 "한국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이식시킨 나라 역시 미국이기에 한국의 성공은 미국의 보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특히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면 미국 어느 대통령도 해결하지 못한 위대한 성과를 만드는 위대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강
[워싱턴 = 강계만 기자 / 서울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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