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사에서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삭제된 녹취록의 일부도 공개됐습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들어 있다는데, 어떤 내용이었을까요.
최형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13년, 검찰은 국정원으로부터 일부가 삭제된 원세훈 전 원장의 녹취록을 제출받았습니다.
이 녹취록은 2009년부터 3년 동안 '국정원 전부서장 회의'를 적은 문건인데, 이중 원 전 원장이 한 말만 국정원이 삭제했습니다.
국정원 적폐청산 TF는 이번 조사에서 "삭제된 부분 36곳 중 18곳을 복원했다"고 밝혔습니다.
복원된 부분에는 "보수단체 결성과 지원, 언론보도 통제, 전교조 압박, 특정 정치인과 정치세력 견제 등의 지시사항이 있었다"고 TF는 밝혔습니다.
2009년에는 "보수단체 운영비 지원을 재검토하라"고 하면서,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자체장과 의원 후보들을 잘 검증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또 "민노총이나 전교조, 공무원 노조 같은 문제도 중간 목표가 될 수 있다"며 노조 개입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원 전 원장이 언론통제를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기사를 못 나가게 하거나, 기사를 잘못 쓰는 매체를 없애버리는 공작을 하라"며, "잘못할 때마다 줘 패야 한다"며 강압적인 대응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적폐청산 TF는 삭제된 나머지 부분도 복구하고, 어떻게 지워졌는지 경위도 확인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최형규입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