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성-12 4발 발사 검토…괌 주변 30∼40㎞ 해상 탄착할 것"

북한과 미국간 '치킨 게임'식 설전이 '한반도 8월 위기설'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북한은 유사시 한반도에 전략무기를 발진하는 미군 괌기지를 겨냥해 이달 중순까지 괌 인근을 포위 사격하는 방안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보고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반면 미국도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정권의 종말과 국민 파멸 이끌 행동을 중단하라"며 연일 강경한 경고메시지로 맞불을 놨다.
김락겸 북한군 전략군사령관은 10일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우리 전략군은 괌도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하여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 4발의 동시 발사로 진행하는 괌도 포위사격 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우리가 발사하는 '화성-12'는 일본의 시마네(島根)현, 히로시마(廣島)현, 고치(高知)현 상공을 통과하게 되며, 사거리 3356.7km를 1065초간 비행한 후 괌도 주변 30∼40km 해상 수역에 탄착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전날 전략군 대변인 성명을 통해 밝힌 '괌 포위사격' 의지를 구체화해 도발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김 사령관은 또 "전략군은 8월 중순까지 괌도 포위사격 방안을 최종 완성하여 공화국 핵 무력의 총사령관(김정은) 동지께 보고드리고 발사대기 태세에서 명령을 기다릴 것"이라며 도발 시점까지 예고했다.
이에 대해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북한은 정권의 종말(end of its regime)과 국민의 파멸(destruction of its people)로 이끌 행동에 대한 그 어떤 고려도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북한은 스스로를 고립시키지 말고 핵무기를 추구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북한) 정권의 행동은 우리에 의해 지독하게 제압될 것이며 어떤 무기 경쟁이나 전쟁에서도 주도권을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의 성명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fire and fury) 발언에 북한이 "IRBM(중장거리 탄도미사일)화성 12형으로 괌을 포위사격하겠다"고 위협하자 나온 반응이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군의 '괌 포위사격' 예고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했다. 청와대는 당초 북한의 괌 포위사격 계획 발표 직후 "말로 쏘겠다고 한 것 가지고 NSC를 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한반도 안팎으로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일단 진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한편 북한 리스크 여파로 금융시장도 크게 출렁였다. 코스피는 외국인이 이틀 연속 대규모 매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전일 대비 8.92포인트(0.38%) 하락한 2359.47로 거래를 마감했다. 달러당 원화값도 전날 10.1원이나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6.8원 떨어져 1142.0원까지 내려왔다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최재원 기자 / 안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