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도발놓고 여야 공방…"호들갑" vs "안보 무능"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14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것과 관련, 정부의 안보대응 태세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미동맹이 굳건하다며 야권이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비판했지만,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정부의 안보 불감증이 극에 달했다며 날을 세웠습니다.
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국방부 업무보고가 이뤄진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석 달밖에 안 된 문재인 정부가 엄청나게 잘못한 거로 비치고 있다"며 "지난 10년간 하나도 문제가 없던 대한민국의 안보태세가 무너진 것처럼 보여 당황스럽다. 거칠게 말해서 호들갑 떨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당 우상호 의원도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는 건 북한의 전형적인 대남전술"이라며 "북한이 어마어마한 핵전력을 가진 것으로 인정하는 건 북한의 전술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의 대기권 진입 기술과 소형핵탄두 장착 기술의 완성 여부를 캐물으며 문재인 정부의 '안보 무능'을 지적했습니다.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북한이 괌을 공격하고 미국이 이에 대해 타격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 송 장관이 "가능성이 대단히 낮다"고 답하자,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라며 추궁했습니다.
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미국은 ICBM이라고 하고 우리는 ICBM급이라고 하면서 자기 위안을 하고 있다"며 "군사적인 건 최악을 대비해야 하며 (적군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7천300㎞ 떨어진 하와이도, 3천400㎞ 떨어진 괌도 비상수칙을 알려준다는데 우리는 어디로 대피해야 할지 아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자칫 정부·여당의 편에 서는 것 같은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 의원은 "북한이 미사일 쏠 가능성은 점쟁이에게 해야 할 질문"이라며 "안보 전략가는 '가능성'(possibility)이 아니라 '개연성'(probability)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는 송 장관이 도중에 자리를 뜨는 바람에 여야 의원들 간 입씨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송 장관은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의 청와대 예방에 배석하기 위해 주질의 시간에 자리를 떴고, 이 때문에 이순진 합참의장이 대신 질의를 받았습니다.
여당은 간사 간 합의에 따른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반쪽짜리 업무보고다', "차관이라도 나왔어야 하지 않느냐"며 언성을 높였습니다.
장관 취임 후 첫 업무보고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을 놓고 오락가락하는 발언을 해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던 송 장관은 이날도 앞뒤가 안 맞는
송 장관은 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연말 안에 사드를 배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가 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최종 배치가 금년에 가능한 것이 맞느냐"고 다시 확인하자 "최종 배치가 아니라 임시배치"라고 대답해 회의장에 한때 소란이 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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