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야당이 출범 100일을 맞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무능·독선·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등의 표현을 쓰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그간 말을 아껴온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쓴소리를 쏟아냈고,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실정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6일 대구 일정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현 정부를 비판하며 보수 세몰이에 나선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A4용지 7쪽 분량의 장문의 글을 올려 현 정부의 안보·민생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지난 대선에서 패한 유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을 가급적 삼가면서 "취임 100일쯤 되면 할 말은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유 의원은 '과거보다 미래를 : 문재인 정부 100일을 맞이하여'라는 제목의 글에서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한 마디로 무능"이라고 규정한 뒤 "이는 확고한 철학과 전략의 부재 때문이다. 지도자의 시계가 미래에 있지 않고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진정한 평화를 위해 우리는 전쟁에 완벽하게 대비해야 한다. 북에 대화를 구걸하면서 '코리아 패싱'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며 "베를린 선언도 잊어버려야 한다. 백지에서 다시 생각해보기를 강력히 권한다"고 촉구했다.
유 의원은 공공일자리 확대,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에 대해 "성장 정책이 아니라 복지나 노동정책이다. 복지를 늘리면 성장이 이뤄진다는 허황된 생각"이라면서 소득주도 성장론을 '환상'이라고 단언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의 100일을 "'내로남불 100일'로 규정한다. 실망과 무능, 독선과 포퓰리즘의 100일이라고 평가하겠다"며 맹비난했다. 정 원내대표는 "적폐청산이라는 말은 이제 정치 보복과 이념편향, 급진과 졸속의 대명사가 됐다"며 "촛불 덕분에 어부지리격으로 정권을 잡았더라도 집권을 한 이상 진정으로 모든 국민을 위한 정부가 되고 국민을 통합하는 노력을 진정성있게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100일 동안 대한민국 안보의 근간인 한미동맹은 불안하기만 했고 흔들려왔다"며 "북한의 핵무장이 눈앞에 닥쳐왔는데도 문재인 정권은 아직도 환상적 통일관과 그릇된 대북관, 자주파적 동맹관에 빠져있고, 대통령은 그런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 취임 첫 날 한국당 당사를 방문해서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삼겠다고 했지만 그것 뿐이었고 '보여주기식 쇼통'으로 일관했다"며 "이제라도 문재인 정부는 안보와 경제를 제대로 챙기고, 좌파포퓰리즘,
문재인 정부 100일에 즈음하여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경제·외교안보·사회복지 분야를 나눠 대대적인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정권초 지지율 고공행진 속에서 정부가 밀어붙인 포퓰리즘적 정책에 대해 좌시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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