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살충제 계란'에 식약처 질타 "에그포비아라니…유감표명해야"
여야 의원들은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소관 부처 업무보고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살충제 계란' 사태를 두고 안일하게 대처했다며 한목소리로 질타했습니다.
여야 의원들은 사전 경고가 충분히 있었는데도 '에그포비아'(계란 공포증)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이를 때까지 식약처가 제대로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류영진 식약처장이 최근 "국내산 계란과 닭고기에서 피프로닐 등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으며 자진사퇴까지 압박했습니다.
여당 의원들은 식약처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지적했지만, 보수정권 역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은 "국내산 닭의 진드기 감염률이 94.2%에 이르고, 농약 사용 농가가 61%라는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 식약처는 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단순히 정부부처의 존재감을 보이려 '안심해도 좋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김 의원은 "'국내산 달걀은 문제없다'고 한 것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대학에서 성분조사를 했고 결과물을 발표도 했는데 식약처가 내용을 꿰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브리핑을 했다.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류 처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 당시 농식품부 조사가 진행 중인데도 '우리는 아무 상관이 없다. 먹어도 좋다'고 말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최소한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당 송석준 의원도 현재 '에그포비아'가 퍼지고 있다면서 "세월호 사건 때 '전원구조'라는 가짜뉴스로 골든타임을 놓쳤다. 식약처장이 '문제없다'는 안이한 태도를 보여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류 처장은 "당시 보고받기로는 식약처가 국내산 60건을 전수조사했는데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당시) 간담회에서는 지금 상태로는 국내산이 안전하다고 말했는데, (여러 의원의) 지적에 공감한다. 유감이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류 처장의 사과에도 식약처 수장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 계속 주장하며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김 의원은 "처장 지명 때부터 논란이 있었는데, 취임하고 바로 자질 논란에 휩싸였다"며 "류 처장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해야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그러자 류 처장은 "작년도 전수조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보고를 받았고,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검출된 게 없으며 수입산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하고 있으니 믿어도 된다고 말씀드렸던 것"이라면서 "(그 직후) 바로 이 사건이 터져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거듭 사과했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식약처의 무사안일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살충제 계란 문제는 예고된 인재"라며 "작년 국정감사 때와 올해 4월에도 얘기가 나왔는데 철저히 조사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 핑계를 대지 말고 보신주의에서 벗어나 식약처다운 식약처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같은 당 권미혁 의원은 닭고기의 안전 문제를 거론, "산란계가 알을 낳으면 노계로 분류돼 싸게 팔린다"면서 노계는 저소득층이 사 먹고 군납 소시지용으로도 사용된다. 빨리 대책을 세워 국민 불안을, 에그포비아를 잠재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동민 의원은 "성수대교가 무너졌다고 전임 정권만 탓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나 아쉬운 것은 자유한국당, 바른정당도 당사자였다. 지난 3년간 한 번도 식약처에서 잔류농약 조사를 안 했다"며 보수정권을 겨냥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류 처장이 과거 SNS에서 한국당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대표를 '패륜아'로, 박근
류 처장은 "정제되지 않은 발언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지만, 성일종 의원은 "대선 과정의 막말에 진심 어린 사과가 없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는데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고 몰아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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