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8회 세계지식포럼 ◆
↑ '변곡점을 넘어: 새로운 번영을 향해(Inflection Point: Towards New Prosperity)'라는 주제로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과 장충체육관에서 동시에 막을 올린 제18회 세계지식포럼에서는 '북핵 끝장토론'이 열렸다. 좌장인 박인국 한국고등교육재단 총장(왼쪽부터)과 토론에 참여한 게리 세이모어 하버드대 벨터센터 연... |
제18회 세계지식포럼 첫날인 17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80분 동안 진행된 북핵 끝장 토론에서는 북한 김정은 정권과의 대화 가능성을 비롯해 군사적 옵션,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등 북핵 문제에 대한 토론이 마련돼 청중들이 귀를 솔깃 세웠다.
먼저 게리 세이모어 미국 하버드대 벨퍼센터 연구소장이 포문을 열었다. 미국 백악관에서 대량살상무기 관련 자문역을 수행한 경험이 있는 세이모어 연구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과 미국 입장에서 본 북핵 문제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경제적 제재와 외교적 노력, 군사적 위협까지 모든 것을 동원했지만 실패했다는 것"이라고 대북 정책을 평가했다. 이어 "(북한이 핵을 가지고) 미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 김정은이 핵 실험을 멈추게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이모어 연구소장은 특히 "핵을 무장한 북한이 가까운 미래에 존재할 것"이라며 "더 이상 (한반도) 비핵화는 현실적인 목표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북핵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해법으로 "경제와 정치·외교적으로 압박하는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할 때 국무장관의 말을 깎아먹는 말을 하지만 어쨌든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정은 입장에서 '한국이나 미국을 공격하는 것은 자살과 같다'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이모어 연구소장과 함께 미국 측 패널로 참석한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 실험 등) 행동에 대해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운을 떼면서 "(경제적 제재 등) 압력을 하겠다고 했지만 주변국들은 점진적으로만 했다. 소심한 점진주의만 보여왔다"며 북핵 억제 정책의 실패 원인을 진단했다.
그는 "북한이 도발을 할 때 제재가 가해지지만 이행이 제대로 안 되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미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모든 북핵 관련 주변국들이 제재에 동참해야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게리 세이모어 하버드대 벨터센터 연구소장이 제18회 세계지식포럼 북핵 끝장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 디지털뉴스국 강영국 기자] |
주 원장은 "대화를 통해 우리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 결정하고 효과적인 전략을 받아들이는 포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해법으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부정적 견해도 밝혔다. 주 원장은 "한반도가 실제 북한의 핵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중국도 타격을 받게 된다"며 "중국은 한반도 전술적 재배치에 대해 안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측 참여자로 토론을 이어간 장퉈성 중국국제전략연구기금회 학술위원회 주임도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 2월 북한과의 대화 재계의 기회가 생길 수 있다"면서 "그 때까지 한미간 대형 군사적훈련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기회를 이용해 북한이 참여하는 6지회담이든 참여하지 않는 5자회담이든 대화를 재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주임은 특히 "미국에서는 북핵 문제에 대해 무력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며 "중국은 군사력 사용에 반대하고 한국과 일본이 핵무장을 하는 것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제18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열린 '북핵 끝장토론'에서 좌장인 박인국 한국고등교육재단 총장(왼쪽부터)의 발언에 연사들이 주목하고 있다. 게리 세이모어 하버드대 벨터센터 연구소장,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주 펑 남경대 국제관계연구원장, 장퉈성 중국국제전략연구기금회 주임, 윤영관 전 외교통상... |
윤 교수는 "사담 후세인과 카다피가 어떤 최후를 맞이했는지 목도한 김정은으로서는 정권의 생존을 보장받기 위해 핵 실험을 하는 것"이라며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미국의 개입을 억제하기 위한 의도도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이 결코 북한의 핵 무장을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을 (이 상황이)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며 "대북 압박을 북핵 억제 정책으로 삼고 있는 것인데 성공과 실패는 결국 중국이 얼마나 북한에 제재를 가
이어 "결과적으로 중국이 완전히 협력하고 엄격한 제재를 가하고 김정은이 위협을 인식한다면 협상 테이블로 나와 비핵화의 길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 배윤경 기자 / 윤슬기 기자 / 사진 =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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