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를 정상급 손님으로 모시는데..."
청와대가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노동계 첫 대화를 위해 정상급 외빈접견때 사용하는 본관 접견실을 사전 환담장소로 정하고 세계 정상들을 위한 선물인 평창 홍차를 처음 대접하며 '전태일 열사 만찬 메뉴'를 내놓을 정도로 공들이고 있지만 민주노총의 막판 불참선언으로 인해 다소 김이 샜다.
청와대는 지난 7월말 15대 그룹 총수·전문경영인 등 재계와의 호프미팅에 이어 이날 오후 노동계 대화를 위해 격식에 상당히 신경을 썼다. 우선 노동계와의 만남을 1부 사전환담과 2부 만찬으로 나눴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동계 예우차원에서 외빈 접견에 사용하는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노총 지도부와 사전 환담한다"며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반장식 일자리수석·김수현 사회수석·하승창 사회혁신수석·박수현 대변인 등이 배석한다"고 밝혔다.
사전환담과 만찬 사이에 진행되는 스탠딩 티타임에 문 대통령이 내놓을 차는 '평창의 고요한 아침'이라는 홍차다.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것으로 평창 수국과 동서양의 허브 꿀을 조화시켜 블렌딩한 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세계 정상을 만날 때 선물하려고 제작 중인 차인데, 이번에 처음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노동계를 존중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만찬 메인 메뉴는 청계천 옆에서 80년 넘게 이어온 '용금옥'에서 공수한 추어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추어탕은 전통 공동체음식으로서 상생과 화합의 대표적 음식"이라며 "전태일 열사와 노동계 상징적 존재들이 치열하게 살았던 노동계 뿌리이자 정신인 청계천을 중심으로 추어탕은 서민들의 가을보양식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전태일 열사가 즐겨 먹었던 콩나물밥도 식탁에 함께 오른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가을전어도 제공되는데, 청와대는 "모두 함께 대화의 장소에서 만나기를 소망하면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음식에 곁들이는 술은 복분자주인 '선운'이다. 전북 고창 지역에서 나는 복분자로 만들고 황토 토굴에서 발효해 숙성시킨 술이다. 2016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과실주 부문 대상을 받았으며, 2005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때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민주노총의 전격적인 불참선언에 대해 “정확한 상황을 파악해보겠다"며 "이것(간담회)뿐만 아니라 정확한 목표대로 모든 게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틀이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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