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9일 최근 잇달아 불출마 의사를 밝힌 지방선거 영입 후보들에 대해 "일부 카드는 여전히 살아 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홍정욱 헤럴드 회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 장제국 동서대 총장 등 지방선거 영입에 공을 들였던 후보들에 대해 "일부는 살아 있는 카드고 일부는 본인 의사를 존중한다"며 일부 인사에 대한 설득 작업이 아직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치권에서는 홍 회장은 서울시장, 안 전 대법관과 장 총장은 부산시장 영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홍 대표는 이들에 대해 "당 관계자 실수로 카드를 너무 일찍 오픈했다"며 "홍 회장 쪽에 네거티브가 집중됐는데 그걸 못 견뎠다. 장 총장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안 전 대법관에 대해서는 "당에서 요청하는 선거에 나가는 것이 옳다. '땅 짚고 헤엄치기' 선거에 나가는 것은 선당후사 정신에 맞지 않다"고 밝혀 출마 지역을 두고 이견이 있음을 드러냈다.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졌다 무죄가 확정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2년8개월 동안 많이 시달렸을 것"이라며 "심신을 추스르고 나면 만나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충남도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홍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는 총동원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며 "모든 인재를 총동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홍 대표는 지난 6개월간의 소회에 대해 묻자 "당 대표 취임 후 지난 6개월 동안 목표로 한 혁신의 90%를 했다"고 자평했다. 제일 어려웠던 순간으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을 꼽았다.
홍 대표는 지난 7월 당 대표 당선 이후 혁신위원회와 당무감사위원회, 조직강화특별위원회 등 조직을 통해 당내 혁신을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홍준표 사당화'라는 말이 나오며 홍 대표 체제에 대한 반감도 있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출당을 비롯한 친박(박근혜)계 청산 작업을 큰 잡음 없이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홍 대표는 이날 당무감사 기준은 통과했으나 현역 의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당협위원장에서 사퇴하게 된 원외 인사에 대한 특별 배려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역 의원 체제로 갈 수밖에 없는 게 정치 현실"이라며 "현실 정치에 승복하고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면 다음 국회의원 선거 때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의 당협위원장 신청과 관련해 홍 대표는 "다음달 3일부터 시작되는 당협위원장 공모에서 대구 북구을 지역에 신청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그는 "대구 북구을 지역에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있기 때문에 내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지방선거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엔 "관심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홍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비겁한 연대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당·바른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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