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직전에 용평리조트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MB)에게 다가가 악수하면서 '올림픽을 유치해 이런 훌륭한 잔치를 열게 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그러자 이 전 대통령은 '날씨가 좋아져서 다행이다. 평창올림픽은 훌륭한 일이니 성공적으로 마쳤으면 좋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직접 만난 것은 2015년 11월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조문 때 이후 2년 3개월여 만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0일 "어제 (비공개 리셉션에서) 문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만나서 악수를 했다"며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헤드테이블로 와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 인사하고 본인 자리로 돌아갈 때, 문 대통령이 뒤를 돌아보다가 이 전 대통령이 앉아있는 것을 봤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이 일어나서 이 전 대통령이 앉은 테이블로 옮겨 악수를 했다"면서 "리셉션장에서 문 대통령이 유일하게 방문한 곳이 그 테이블"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이 있던 4번 테이블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3남인 김홍걸 의장,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인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 등도 앉아 있었다. 문 대통령은 김현철 교수와도 악수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외국의 정상급 인사가 아니기에 리셉션 행사장에 들어갈 때 일반 출입구를 이용했다. 이로 인해 문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동선이 겹치지 않았지만 행사장 안에서 만남이 성사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을 겨냥한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불참을 검토했지만 막판에 '대승적
이 전 대통령은 지난 달 검찰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사관련해 '정치공작,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직접 거론하며 정치보복 운운한 데 대해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정면 충돌한 바 있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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