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 5번째로 포토라인 서는 MB, 그는 어떤 '한마디' 남길까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로써 이 전 대통령은 노태우, 전두환, 고(故)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피의자로 포토라인에 서는 역대 5번째 전직 대통령으로 기록됩니다.
검찰 소환 조사에서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는 장면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내일(14일) 오전 9시 30분 검찰 출석에 앞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입구에 마련된 삼각형 모양 포토라인에서 취재진과 문답을 주고받게 됩니다.
포토라인에는 안전 및 경호상의 문제로 사전에 현장 취재가 승인된 취재진 수십, 수백 명이 그를 기다릴 전망입니다.
자신을 대통령으로 뽑아준 국민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도 여겨집니다.
이에 과거 검찰에 소환된 4명의 전직 대통령들은 포토라인에서 어떤 '한 마디'를 던졌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노태우, 취재진 질문에 침묵
노태우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가장 먼저 검찰에 불려간 전직 대통령입니다. 수천억원 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은 그는 결국 비자금의 실체를 시인하고 1995년 11월 1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출석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돈을 준 기업체 명단을 공개할 생각이냐", "대선자금 지원 내용을 밝힐 것이냐"는 등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대답 없이 포토라인을 지나갔습니다.
다만 그는 취재진이 "한 말씀만 해달라"고 거듭 요구하자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곧장 엘리베이터에 탑승했습니다.
▲전두환, 소환 불응해 '체포'…포토라인 못 서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5년 12월 3일 검찰에 소환됐지만 검찰청 포토라인에는 서지 않았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1월 2일 이른바 '연희동 골목 성명'을 발표하며 검찰 소환 통보에 불응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으로 보아 검찰의 소환 요구 및 여타의 어떠한 조치에도 협조하지 않겠다"며 성명 발표 후 고향인 합천으로 내려갔다가 이날 체포·구속됐습니다.
다만, 그는 체포돼 호송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동네 주민들에게 손을 가볍게 흔드는 식으로 '무언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노무현 "면목없는 일이죠…다음에 하시죠"
2009년 4월 30일 오전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감색 양복에 연한 회색 넥타이를 매고 봉하마을 사저 앞에 섰습니다. 취재진을 향해 "국민 여러분께 면목없다.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하다. 잘 다녀오겠다"고 세 마디를 전한 뒤 청와대 의전버스에 올랐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20분께 대검 청사 포토라인에 도착해서도 취재진에게 "면목없는 일이죠", "다음에 하시죠"라는 짧은 발언만 남기고 조사실로 향했습니다.
▲박근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지난해 3월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처음으로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 섰습니다.
당시 청사 상공에는 방송사가 동원한 것으로 보이는 헬리콥터가 등장했고, 박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부터 오토바이를 타고 따라붙은 취재진도 눈에 띄었습니다.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로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 속에서 박 전 대통령은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은 채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또박또박 말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아직도 이 자리에 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느냐" 등의 추가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그대로 청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뇌물과 횡령 수수 혐의를 받고 피의자로 소환되는 이명박 전 대통령.
이 전 대통
이 관계자는 "(의례적으로) '검찰에서 상세히 밝히겠다'는 수준보다는 좀 더 자세한 본인의 입장을 말할 것으로 안다"며 "(내용은) 대강 정리돼 있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