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당시 경찰이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 등을 '종북성향자 활동 게시판'으로 규정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13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11년 경찰청 보안과 작성 '사이버 수사역량 강화를 위한 사이버 보안활동 종합분석 및 대책' 문건을 공개했다.
경찰은 문서에서 북한의 사이버전 실태를 적시하면서 "사이버 공간에서 '레드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다. 국내 종북 좌파와 연계해 각종 안보 위해성 자료들이 재야단체 홈페이지에 무차별적으로 전파되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사이버 종북세력'에 대해 "PC방이나 해외에서 활동하며 압수가 곤란한 G메일이나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며 "북한 공작부서와 연계 움직임도 포착된다"고 밝혔다.
특히 다음 아고라와 한겨레신문이 운영한 토론 게시판인 한토마, 서프라이즈, 디씨 인사이드 등의 게시판을 '종북 성향자 활동 토론 게시판'으로 규정했다.
대책으로는 사이버 종북 활동 대상자를 활동 정도에 따라 분류하고, 모니터링 대상 선정 및 담당 경찰 지정 등을 계획했다.
또 "보수단체 구성원들과의 유대관계 강화 및 종북성 사이버 공간에 대한 게시물 작성, 댓글 활동 등을 통해 종북성향을 희석하게 시킬 것"이라고 명시하기도 했다.
이 의원이 이와 함께 2011년 11월 경찰청 보안국이 작성한 'SNS 위협요인 분석 및 대응방안' 문건도 공개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경찰은 "트위터를 이용한 친북 선전물 유포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며 "SNS에 대한 지속적인 검색·분석으로 유관기관 전파 등 신속한 대응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판
이 의원은 "경찰의 트위터 제어의 가장 큰 명분은 결국 선거에서의 영향력을 약화하기 위함이었으며, 당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있던 시기였음을 고려했을 때 이는 정권 차원의 공작이었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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