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협상파트너인 제1야당의 김성태 원내대표가 8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데 임기를 마치게 되어 마음이 아주 무겁습니다.
저도 단식을 여러차례 해봐서 8일차 단식의 고통을 잘 알고 있습니다. 김성태 원내대표의 뜻이 국민에게 전달되었으니 이제는 몸을 추슬러야 할 때입니다. 간곡하게 당부드립니다. 단식을 중단해주시길 바랍니다.
먼저, 임기동안 단 한 차례도 쉬지 않고 원내지도부 회의를 하는 동안 긴 공개발언 때문에 고생하셨을 언론인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여름휴가 기간에도 회의를 여는, 일 좋아하는 원내대표 때문에 고생한 당직자와 보좌진들 노고에도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고, 제20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2기, 문재인 정부 제1기 원내대표단도 함께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꼭 1년 지난 2018년 5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변화, 그 대장정의 시작과 함께 저의 임기를 마무리 짓습니다.
되돌아보면, 문재인 정부 첫 여당 원내대표 자리는 더 없이 영광스러웠지만 그 책무와 숙명은 참으로 무거웠습니다.
인수위 없이 닻을 올린 새 정부, 아직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여소야대 국회, 원내 교섭단체 4당 체제 속에서, ‘참을 인’자를 가슴에 새기며 단 하루도 다리 뻗고 잔 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직 국민과 민생만 바라보며 ‘우공이산·우보만리’의 일념으로 우직하게 한 우물을 파고 묵묵하게 한 걸음 한 걸음 꾹꾹 내딛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와 더불어민주당 제2기 원내대표단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출발을 뒷받침하기 위한 디딤돌을 놓는다는 심정으로, 지난 1년 동안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이러한 각오를 바탕으로, (1)문재인 정부의 안정적 출범 기틀 마련 (2)현장 중심의 정치 (3)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국회 (4)당정이 함께 하고 여야를 포괄하는 협치 라는 ‘4대 원내운영 목표’ 실현에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첫째, 문재인 정부의 안정적이고 질서 있는 출발을 뒷받침했습니다.
제2기 원내대표단이 당면한 최대 과제는 국정농단으로 인한 혼란을 수습하고, 분출하는 국민적 개혁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신속히 자리를 잡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역대 최단 기간 내에 총리 인준 처리하고 △생산적인 인사청문회 진행과 △조속한 정부조직법 처리 등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국정공백을 최소화하며, 새로운 대한민국의 개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적?제도적 기반을 만든 계기를 만들었다고 자평합니다.
둘째, 현장 중심의 정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국민이 아픈 곳이 정치의 중심이고, 국민이 아파하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민생 중심 기조를 원내 운영 원칙으로 삼아 왔습니다.
저부터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고 1주년 현장 방문을 시작으로, 세월호 선체 수색 현장, 포항 지진 피해 현장 및 밀양 화재 현장 등 국민이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든 달려갔습니다.
원내대표단 구성 직후 꾸렸던 ‘100일 민생상황실’은, 1,500여일 넘게 갈등을 이어오던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문제와 파리바게트 제빵사 불법 파견 문제를 해결했고,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마사회 마필관리사 직접고용 등의 성과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셋째, 국민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국회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와 소득주도성장을 책임질 예산을 지켜냈습니다.
4당 체제의 어려움에도 45일 만에 일자리 추경을 통과시켰고, 본격적인 문재인표 2018년 예산안도 원칙 훼손 없이 지켜냈습니다.
일자리 창출, 아동수당, 노인기초연금, 누리과정 등 복지예산, 소득세, 법인세 인상 등 본격적인 소득주도성장의 닻을 올릴 수 있게 한 성과입니다.
최저임금 현실화 정책을 뒷받침할 일자리안정자금 편성도 관철했습니다.
현재 전체 대상자 236만 명 중 무려 79.8%인 188만 명의 노동자가 신청한 가운데 소상공인사업장의 고충해결사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18.05.09 기준)
앞으로도 최저임금 현실화를 점진적으로 추진해가며, 일자리안정자금과 함께 저임금, 저소득의 굴레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켜내며, 대한민국의 경제를 질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사회적 대타협의 깃발을 들고 경제주체 간의 타협과 양보를 이끌어내며,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우리 사회의 사회경제적 갈등의 문제를 푸는 근본적 해법은 경제주체간의 사회적 대타협임을 강조하고,
지난 2012년부터 경제주체 간 이견으로 막혀 있던 근로시간 단축 문제를 풀기 위해 대한상의, 한국노총, 경총, 민주노총, 중소기업중앙회 등 주요 경제?노동단체를 차례로 방문했고, 지난 2월 근로시간 단축의 물꼬를 텄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제안한 여야와 모든 경제주체가 참여하는 가칭 ‘사회적 연대 위원회’를 통해 해묵은 사회적 갈등을 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습니다.
국민의 삶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에 대한 진상규명과 함께 재발방지책 마련의 전기를 만든 ‘사회적 참사 특별법’, 5.18의 진상을 규명할 5.18특별법, 소방안전 3법 개정안도 중요한 성과입니다.
국민이 체감하는 민생변화를 이끌기 위해 제 임기동안 지난 9월 정기국회와 함께 5번의 임시국회를 열고, 민생법안 처리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지난 1년 간 문재인 정부 중점법안 63건을 통과시켰습니다.
대표적으로 △근로기준법 △아동수당법 △기초연금법 △장애인연금법 등(18.02.28) 등 예산 부수 법안,
또한 제가 을지로위원장으로 활동할 때 강조해 온, 갑의 횡포를 막고 을의 눈물을 닦아 줄 △하도급거래 공정화법(17.12.29.) △대리점거래 공정화법(17.12.29.) △가맹사업거래 공정화법(17.12.29.)을 통과시킨 것에 대단한 보람을 느낍니다.
셋째, 당정청이 함께 하고 여야를 포괄하는 협치의 제도화에 매진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총 30여 차례에 이르는 당정협의를 통해 주요 정책을 결정했고, 당·정·청간에 유기적이고 수평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여당 내의 굳건한 단합과 소통 또한 무난하게 이루어왔고, 최고의 당청관계였다고 평가함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민심이 어떤 방향인지 민심이 뭘 요구하는지 늘 상의했고, 이견은 치열한 내부토론을 통해 정리하면서 민심을 바라보는 방향을 잘 조정하였고 필요한 일은 협력해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여당 원내대표로서 야당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었고,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사이의 회동을 정례화하여, 여야 사이에 최소한의 소통창구를 마련했다고 자부합니다.
다만, 여소야대의 4당 체제에 걸맞는 협치의 제도화를 위해, 임기 시작부터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여야정상설협의체 구성은 이르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쉽고,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야당과 협치가 어려워진 점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성과와 보람 못지 않게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앞서는 순간도 많았습니다.
자유한국당의 국회파업?정치파업으로 31년 만에 찾아온 6월 동시투표, 국민개헌의 기회를 놓친 것은 천추의 한으로 남는 부분입니다.
상가임대차보호법, 건설근로자보호법, 가맹사업공정화법, 생계형적합업종, 미세먼지특별법, 미투 관련 법, 물관리일원화 법 등, 단 한 건의 민생법안이라도 더 통과시키려 했던 제 마지막 노력이 4월 정쟁국회, 5월 방탄국회를 만든 자유한국당의 보이콧으로 처리하지 못해 너무도 안타깝습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게 한 말씀 드립니다.
지난 1년 7번 보이콧은 정상적인 국회의 모습이 아닙니다. 10번에 달하는 특검 또는 국정조사요구도 너무 지나친 것입니다.
촛불의 물결이 만든 정권교체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버리지 않고선 우리 국회가 민의의 전당으로 거듭날 수 없습니다.
세상은 촛불혁명을 거치며 나라다운 나라, 힘없고 빽없어도 억울한 꼴 당하지 않는 사회, 일한 만큼의 댓가를 받는 나라를 만들자고 합니다.
이런 민심을 보지 않고 촛불혁명 전에 구성된 국회의 의석에만 매달려 혁신과 성찰을 도외시한다면 결국 실패하게 될 것입니다.
분단 체제가 해체되는 이 세계사적 대전환기에 대선불복 특검으로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가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입니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청년 일자리와 고용위기 지역을 살리기 위해 추경 등 민생입법 처리에도 조건 없이 협조할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대한민국이 현재 마주한 위기 앞에서 여야 협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임기동안 누누이 촉구했던, 여야정협의체 구성도 새 원내지도부 출범과 함께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국민의 뜻을 반영하고 시대에 부합하는 길을 함께 걸어가길 바랍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1년 여러 우여곡절이 참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1년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던 것은 국민 여러분과 당원, 그리고 의원들의 많은 지지와 성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단과 당직자 여러분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제(9일)가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이 되는 날이었는데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그리고 첫 해를 함께 한 원내대표로서, 정부여당의 성공적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많은 부족함을 뒤로한 채 임기를 마쳐야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제 평의원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문재인 정부의 남은 4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평소 정치에 대해 갖고 있던 소신 중의 하나가 ‘정치는 가장 약한 사람을 위한 가장 강한 무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이 말을 천금과 같이 여기고, 남은 정치인생을 소외되고 힘없는 사람들의 가장 든든한 대변자가 되도록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로서 마지막 말을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