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을 위한 희망일까, 한 정치인의 희망사항으로 그칠까.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내세운 공약 중 하나인 '서울페이(Seoul Pay)'의 현실성과 실효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0일 열린 KBS초청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는 일제히 박 후보의 서울페이를 비난했다. 김 후보는 실현되기 어려운 '꿈 같은 공약'이라고 평가절하했고 안 후보는 "중국의 위챗페이를 벤치마킹 한 것 같은데, 중국은 아직 카드사용률이 낮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박 후보는 "핀테크 기술로 수수료를 제로 수준으로 만드는게 가능하며 관련 기술은 이미 다 개발돼있다"고 반박했다.
서울페이란 QR코드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구매대금을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 플랫폼이다. 신용카드사와 결제대행사를 거치지 않고 상인과 소비자간 직접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수수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박 후보는 서울시가 영세상인에게 서울페이 결제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돕겠다고 공약했다. 또 서울페이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서울시에서 지급하는 각종 보조금, 수당, 바우처 등을 서울페이로만 지급할 수 있게끔 하는 방안도 공약집에 담았다.
김경수 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도 서울페이와 유사한 '경남페이'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비슷한 간편결제 플랫폼을 조만간 내놓을 방침이다. 정부나 정치권 입장에서 소상공인에게 가장 손쉽게 제안할 수 있는 공약이 바로 카드수수료 절감방안이다.
서울페이의 출시 자체는 어렵지 않겠지만 얼마나 활용될지는 미지수다. 카드수수료 절감이 소상공인에게는 중요한 이슈일지 몰라도 돈을 지출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무런 혜택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웬만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1000원 미만 소액결제에도 카드를 사용한다. 행여 카드사들이 소상공인 매장에서 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포인트를 추가로 적립해주는 등의 혜택까지 제공한다면 공공에서 내놓은 간편결제 플랫폼은 자리잡기 어렵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계속 악화되는 상황에서 공공이 수수료 없는 결제플랫폼까지 만든다면 카드사들은 고객을 지키기 위해 더욱 마케팅에 열을 올리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서울페이가 성공적으로 안착되려면 상인이 아닌 소비자들을 움직이게 할 동기가 필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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