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국빈 방한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4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필리핀의 발전소, LNG터미널, 공항 등 인프라 분야에 한국 기업이 계속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또 필리핀에 대한 기술공유를 통해 자동차와 금형기술 등 제조업분야 발전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소규모 회담에 이어진 확대 회담, MOU(양해각서) 서명식, 공동언론발표, 공식 만찬 등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이 아세안+3 정상회의 및 EAS(동아시아정상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에 이어 2번째이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아세안 국가 정상이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교역·투자, 인프라, 국방·방산, 농업, 개발협력, 문화·인적교류 등 분야에서의 실질협력 강화 방안을 협의했다. 특히 양국 정상은 1949년 수교 이후 약 70년에 이르는 기간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경제발전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 중심의 더불어 잘 사는 평화공동체'를 지향하는 글로벌 성장전략인 신남방정책이 필리핀의 '국가비전 2040' 실현에도 기여하기를 희망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10월 빈곤없는 중산층 사회 건설을 통해 2040년까지 중·고 소득국 진입을 목표로 하는 국가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또 양국 정상은 한국이 필리핀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10억달러로 확대시킨 것을 환영했다.
한·필리핀 정상은 양국의 상호 방문객이 200만 명을 넘어선 점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이어 수교 70주년을 맞는 2019년을 '한-필리핀 상호교류의 해'로 지정해 양국 간 인적교류가
두테르테 대통령은 최근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계속 지지한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사의를 표했다. 양국은 교통, 경제통상, 재생에너지, 과학기술, 인프라 분야 협력에 대한 5건의 협정 서명식도 개최했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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