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정보기관 기무사가 민간 영역의 각종 정치 기획을 했으니 군 내부는 말할 것도 없겠죠.
군 장병을 대상으로 각종 정치적 현안을 홍보하는 일도 도맡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황재헌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육군 정훈장교였던 김 모 씨는 지난 2010년 상급부대로부터 한 교육자료를 받았습니다.」
4대강 사업의 당위성과 긍정적인 효과를 병사들에게 적극 홍보하라며 준 자료였는데 출처는 기무사였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전 육군 장교
-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이나 이거에 대한 교육자료가 상급부대로부터 내려왔단 말이야, 정권의 입맛에 맞는 기무사의 일들…."
당시는 4대강 사업이 타당한지를 놓고 논란이 컸던 시기여서 기무사 측은 몇 달 뒤 교육을 제대로 했는지 확인전화까지 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전 육군 장교
- "기무반장이 전화가 와서 4대강 자료 교육을 했는지 여부를 확인했어. 위에서부터 확인하라는 지시가 있었지 않겠나…."
올바른 안보관과 국가관을 가르쳐야 할 병사 교육 시간을 기무사는 정권 홍보에 활용한 건데 비슷한 사례는 여러 차례 드러났습니다.
「댓글 부대를 만들어 MB 정권에 유리한 여론 형성을 돕는다거나 세월호 실종자 인양 때는 선체 인양 반대 여론전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던 게 대표적입니다.」
기무사개혁위원회는 기무사령관이 장관을 건너뛰고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를 하는 관행이 이런 정치개입을 낳는다고 보고 '독대 보고'를 제한하는 법령 신설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 [ hwang2335@gmail.com ]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