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처음으로 주중대사관 외부 게시판에 한국과 미국 대통령 사진을 내걸었습니다.
그것도 북·중 정상회담 사진을 떼고요.
종전 선언을 앞당기고 대북 제재 등 고립에서 빠져나오고자 하는 북한의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상범 기자입니다.
【 기자 】
베이징 차오양구 북한대사관 정문 바로 옆에 있는 대형 게시판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사진들이 대문짝만하게 내걸려 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게시판에는 광명성 4호와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등 각종 무기 사진으로 도배됐었습니다.
하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자 지난 4월 말 북중 정상회담 사진으로 바꾼 바 있습니다.
외부에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유일한 공개의 장인 이곳에 한미 정상의 사진이 게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주목할 점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20일 방중 당시 북한대사관을 찾았을 때도 북중 정상회담 사진만 걸려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최근 비핵화와 관련해 진척이 없다는 대내외 비판을 염두에 둔 행동이라는 분석입니다.
▶ 인터뷰 : 안찬일 /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 "자신들이 종전선언하는데 꼭 좀 협조해서 종전선언이 빨리 되도록 도와달라 이런 무언의 메시지일 수도 있습니다."
이번 북한의 깜짝 조치는 종전 선언을 앞당기고 대북 제재 등 고립에서 빠져나오고자 하는 북한의 의도가 담겨 있을 거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MBN뉴스 이상범입니다. [boomsang@daum.net]
영상편집: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