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다음 주 북한 금강산에서 열립니다.
마지막 점검을 위해 정부와 현대아산 관계자로 구성된 우리 선발대가 오늘 북한 금강산으로 출발했습니다.
68년을 기다렸는데 닷새를 못기다릴까 싶지만, 만남을 앞둔 이산가족의 마음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상봉 행사를 기다리고 있는 이산가족들 주진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마을 청년들 사이로 긴장한 듯 서 있는 한 소년.
북한군을 피해 시골로 내려가다 집 근처에서 잡혀간 이후, 68년동안 연락이 끊긴 이수남 할아버지의 형님입니다.
형님의 낡은 사진 2장만 보면, 혼자 힘들게 북에서 살았을 형님 생각에 가슴이 아픕니다.
▶ 인터뷰 : 이수남 / 형제 상봉 (77세)
- "형님은 모든 가족을 평생 잃어버리고 사셨을 걸 생각하면 너무 가슴 아프죠. 살아 계시는게 너무 고맙고 영광이고 …."
혼자 서울에 유학왔다, 가족들과 떨어지게 된 박기동 할아버지도 이번에 2살, 6살이었던 동생들과 만납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가방 2개 가득하게 선물을 준비했고, 부모님이 어찌 사셨는지 물어볼 생각에 가슴은 벅차오릅니다.
▶ 인터뷰 : 박기동 / 형제 상봉 (82세)
- "서울 와서 중학교 다니면서도 토요일마다 집에 갔었는데, 그 때 늘 반겨주신 어머니가 제일 그립고 그렇죠."
반면, 황우석 할아버지는 북에 남겨두고 온 3살 딸의 사진조차 남아있지 않습니다.
북한군에 끌려가지 않으려 3개월만 피신한다는 것이 그만 68년이 되버린 건데, 그 사이 어린 여동생들은 죽었고 딸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황우석 / 딸과 상봉 (89세)
- "3살짜리가, 68년이 되니까 71살이에요. 참 소설 같은 이야기예요. 한국에서나 있을 일이지, 다른 나라에서는 그럴 일이 없잖아요."
MBN뉴스 주진희입니다.[jhookiza@naver.com]